삼양제넥스는 전분당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는 음식료 중간재 업체다. 지난 2002년 초 5만2천원대에서 거래되기도 했지만 최근까지 2년여 동안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요즘 자산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삼양제넥스가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전방산업인 음료업체가 올 여름 이상 고온으로 특수를 누린 데다 국제곡물가격도 하반기 중 하향 안정될 전망이어서 실적호전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삼양제넥스의 주가는 한마디로 극단적인 저평가 상태다. 황찬 SK증권 연구위원은 "삼양제넥스는 순현금보유액이 시가총액을 초과하는 보기 드문 기업 중 하나"라면서 "최근 주가 상승을 감안해도 올해 예상 순이익에 기초한 주가수익비율(PER)이 3.3배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업종 평균 PER가 8배인 점을 감안하면 저평가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셈이다. 삼양제넥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 1천억원가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 17일 시가총액은 8백65억원에 불과하다. 황 연구위원은 "유통 거래량이 적다는 단점과 주주가치 극대화 정책이나 기업설명회(IR)활동 등이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송명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그렇지만 2002년 주당 5백50원이었던 배당금을 지난해 1천4백원으로 올렸고,올 초에는 12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적 호전 효과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지난 상반기 삼양제넥스의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천2백37억원,1백30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각각 8.6%,7.4% 늘어났다. 옥수수 등 원재료 가격의 상승분을 반영,지난 4월께 평균 10% 정도 판매단가를 인상한 결과다. 하반기 수익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7,8월 폭염으로 음료업체의 매출이 크게 늘면서 삼양제넥스도 덩달아 실적 호전 효과를 누렸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옥수수 가격이 하반기에는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과 내수 회복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점쳐지면서 음식료 업종 등 내수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좋아졌다는 점도 호재로 평가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