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이 19일로 당의장직 취임 한달을 맞았다. 전임 신기남(辛基南) 의원이 선친의 친일의혹을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중도사퇴함에 따라 당의 최고위직을 승계한 이 의장은 지난 한달간 적극적인 리더십을 선보이며 `연착륙'했다는 평가이다. 이 의장은 취임 직후 최대 현안인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 당론이 결정되자마자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法長) 스님을 비롯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백도웅총무목사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을 만나 설득작업을 벌이는 등 의욕을 보였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의장이 보수적인 사회 원로들로부터 국보법 폐지당론 결정에 대한 `쓴소리'를 듣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 의장이 `매를자청한게' 여권의 국보법 폐지 추진에 탄력을 더해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원외 인사가 거여(巨與)의 선장을 맡게됨에 따라 당정관계의 `엇박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초기에는 나왔지만, 이 의장 취임 이후 오히려 당정관계는 더욱 안정되고 긴밀해졌다는게 대체적인 견해다. 이 의장은 취임 직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뮤지컬 `청년 장준하'를 관람한데 이어 최근 청와대에서 만찬을 갖고 긴밀한 당정협력을 약속받는 등 청와대와의관계도 원만하게 이끌고 있는 편이다. 이와 함께 그는 기간당원 문제로 당내 개혁당 세력의 반발을 샀던 당헌 개정안의 절충을 유도하고, 이를 중앙위원회에서 통과시키는 등 당 내부문제에 있어서도조정력을 발휘했다. 취임 당시 당권파의 견제를 일부 받기도 했지만 이 의장의 당내 위치는 더욱 공고해지는 분위기이다. 한 중앙위원은 "이 의장이 한나라당 출신으로서 당내 세력도 뚜렷하지 않지만특유의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고 있다"며 "특히 당내 `386세대' 등 개혁적인 색채를띠고 있는 세력들이 이 의장에 대한 존경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장이 적극적인 리더십을 보임에 따라 당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견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내년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백의종군'을 약속했던 이 의장이 세력확장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의 한 측근은 "이 의장은 원외 인사라는 한계 때문에서라도전당대회에는 그다지 큰 흥미가 없을 것"이라며 "전당대회까지 당을 대과없이 이끈뒤 재.보궐선거에 나가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