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체인 H사의 근로자들은 올 추석연휴 때 자그만치 열흘간이나 쉰다. 일단 26일은 일요일이고 27일부터 29일까지는 법정 추석연휴다. 토요일인 25일은 주5일 근무제 실시에 따른 휴무일이며 추석연휴 다음날인 30일은 단체협약(추석연휴 때는 4일간 휴무)상 휴무다. 이렇게만 놀아도 6일 연휴다. 그러나 이 회사는 연휴 다음날인 10월1일 또 논다. 국군의 날이라는 명목에서다. 국군의 날이 법정공휴일에서 빠진지는 벌써 14년이 지났지만 이 회사 단협에는 여전히 휴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그 다음날인 2일은 벌써 토요일.10월3일까지 내리 놀게 생긴 것이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다.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면 다음날 휴무한다는 단협 규정에 따라 10월4일에도 논다. 일요일인 3일이 개천절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종업원 1백명 이상 회원사 1백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추석연휴 및 상여금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H사처럼 이번 추석연휴에 10일을 쉰다고 응답한 기업이 1.3% 정도이고 9일간 휴무하는 기업도 2.7%에 이른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추석 휴무일수는 △중소기업 평균 4.6일 △대기업이 평균 5.2일로 기업 전체평균으로는 5.0일로 작년의 4.4일보다 평균 0.6일 늘어났다. 이는 3일간의 추석 연휴에다 주5일 근무제에 따라 토·일요일을 모두 쉬기 때문으로 경총측은 분석했다. 한편 경총 조사에서 추석상여금을 지급할 의사가 있는 기업은 70.8%로 작년과 동일한 가운데 상여금 액수는 전반적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