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 세대교체] 중국, 긴축 · 균형성장론 힘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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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당 정 군 장악으로 긴축을 둘러싼 경제 파워 게임의 주도권도 후진타오 주석-원자바오 총리 라인으로 기울게 됐다.
후-원 라인이 주도해온 경제긴축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긴축정책에 강하게 반발해온 장쩌민을 축으로 한 상하이방(방)과 장쑤성 저장성 등 창장삼각주 지역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후-원 라인은 작년 하반기부터 긴축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체질로 전환하기로 하고 그 틀을 과거 개혁개방 이후의 선부론에서 균형성장론으로 선회하고 있다.
긴축속에서도 동북3성에 설비투자시 세제혜택을 주는 조치를 취하거나 서부지역 개발을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과정에서 선부론을 등에 업고 고성장을 구가해온 창장삼각주 지역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천량위 상하이시 당서기는 지난 6월 정치국회의에서 "긴축이 창장삼각주에 큰 피해를 줘 미래의 중국경제에 해를 줄 것"이라며 "원 총리가 정치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쥐 부총리도 앞서 지난 5월 "긴축이 이미 원하는 효과를 보았다"고 강조했다.
긴축 중단을 암묵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후-원라인의 긴축에 대한 의지는 결연했다.
후진타오는 주석은 상하이 당서기의 긴축 비판에 "집단의사결정에 의한 조치"이라고 반박하고 "긴축 성과는 초보적이기 때문에 계속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원자바오 총리도 "긴축 성과에 대한 맹목적인 낙관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후-원라인이 동부 지역에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동부지역에 밀집된 민영기업들과 첨단기술기업들을 의식해 민영경제 육성과 첨단기업 발전을 유도하는 정책을 발표하는 등 이들 지역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후 주석이 취임후 처음으로 지난 7월 상하이를 찾은 것도 이와 관련 깊다.
국유자산감독관리위는 긴축으로 상대적으로 빨리 자금줄이 마른 민영기업을 국유기업이 인수합병하는 사례가 생겨나자 국유기업의 인수합병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 상하이가 푸둥개발과정에서 누렸던 특혜는 더이상 기대하기 힘들것으로 보인다.
당장 상하이가 작년 중반 발표한 자딩 등 3개지역을 3년내 신푸둥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후-원 라인의 타협 모습에 장쩌민 계열도 최근 들어선 반발의 강도를 크게 낮췄다.
장의 오른팔인 쩡칭훙 국가부주석,황쥐 부총리,쩡페이엔 부총리,화젠민 국무위원,천즈리 국무위원 등이 8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서부와 동북3성 지역의 육성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청 미국 해밀턴대 교수는 "후-원라인과 장쩌민 세력은 상대편을 퇴출시킬 힘도 그런 관심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견제와 협력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특히 후-원 라인의 세력강화가 긴축 성공을 담보하는 건 아니라는 지적이다.
후-원라인이 경제 연착륙에 실패할 경우 권력 공고화에 타격을 입는게 불가피해 '정치 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베이징의 소식통들은 장쩌민의 퇴진으로 외교면에서 후 주석과 원 총리가 이끌어온 유연한 실리주의가 득세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 주석은 공개적으로 대만을 무력 진압해 독립 의도를 포기시켜야한다고 말해온 대표적인 강경파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정지영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