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중국,매번 연구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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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永祿 <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금년 봄 한창 차이나쇼크로 국내증시가 타격을 받을 때 필자는 이것이 차이나쇼크가 아니고 코리아쇼크라고 역설적으로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예상되던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을 두고 얘기했던 적이 있다.
이번 장쩌민 중국 공산당 군사위원회 주석의 사임도 이미 충분히 예견됐으며 예정에 따라서 실행에 옮긴 것이지 전혀 새로운 변화는 아니다.
아마 우리는 너무 정치 지향적이거나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멋들어진 말을 신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바뀌어 중국에서도 권력의 승계 또는 세대교체가 나름대로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중국경제의 향배는 어떻게 될 것인가.
첫째, 경제우선의 국책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중국은 인구 13억명의 초거대 국가로서 정책의 일관성은 이미 확보하고 있다.
중국은 건국연도인 1949년을 기점으로 해서 1백년간 기아탈피, 최저문화생활, 선진국진입이라는 3단계 발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즉 2050년에 소득 1만달러의 선진국에 진입한다는 부국정책의 실현에 여념이 없다.
중국의 장기 비전은 이미 1980년대 후반부터 국내외 전문가들을 동원,10년여가 넘는 오랜 기간을 들여서 체계화했다.
그 결과,1998년 '과학과 교육을 통한 국가진흥'을 실천 방안으로 천명함으로써 일단락됐다.
따라서 후진타오 체제에서도 이것은 변화하지 않게 될 것이다.
둘째, 중국경제는 과거 발전에 대한 자신감으로 좀 더 국제화에 나설 것이다.
외자 도입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중국기업이 해외에도 나가고,국내경제도 좀 더 세계기준에 일치시키는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특히 홍콩 대만 마카오를 엮는 중화경제권의 통합,화교경제권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ASEAN과의 경제일체화,그리고 이를 바탕으로한 한·중·일 경제 관계의 강화 등을 추구할 것이다.
최근에 중국이 한국과의 FT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긴 맥락에서 그 일환으로 해석해야 한다.
셋째,이제 모방의 단계를 넘어 그야말로 중국 자체 경제발전 모델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개혁 개방을 채택한 지 만 30년이 되는 2008년이면 베이징올림픽이 개최된다.
그 뿐 아니라 고속도로,철도망,해운망의 확충으로 국내 경제가 물리적으로는 완전한 단일경제권으로 변화된다.
그렇게 되면 중국은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여러가지 자체적인 '경제창조'에 나서게 될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이 약 5천억달러에 해당하는 외환보유액과 아직도 관 우위의 '국가자본 동원력'을 바탕으로 과학과 교육을 통한 국가 부흥을 부르짖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엄청난 비용을 들여 재외학자를 유치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모방이 모방에 그칠 것이 아니라 창조의 시발"이며 이는 역시 교육혁신과 과학발전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중국지도자들은 인식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자 자동차 선박 등 우리가 강점인 산업에서도 자체산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은 우리의 행보가 어떻든 간에 자체 계획을 추진할 것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한국의 의미는 중국이 필요한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우리도 중국으로부터 거시적인 전략의 측면에서는 배우고,실제 필요한 일부 미시적인 운영면에서 서로 협력하면서 우리의 자리를 잡아 나가야 한다.
즉 우리가 변화해서 중국을 포함한 세계경제의 신구도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한국경제를 만들어 내야 한다.
중국이 1978년 이후 해외로 내보낸 유학생수가 이미 1백만명을 넘어섰다.
우리가 광복 이후 내보낸 총유학생 수의 2배 가까이 된다.
게다가 많은 해외 화교들이 모국의 역동력에 반해서 본토로 회귀하고 있다.
하루빨리 우리도 특화교육,엘리트교육으로 전환해서 모방이 아닌 창조에 나서지 않으면 경제적 우위도 그 수명이 얼마 가지 않을지 모른다.
이제 공론에만 매달릴 때가 아니다.
그만큼 실천이 중요하다.
yrcheong@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