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삼성 지배구조 후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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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1)
이슈추적 시간입니다. 삼성SDI의 삼성물산에 대한 출자 결정의 배경은 무엇이며 영향은 어떤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업팀 박병연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우선 삼성SDI의 출자 배경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
(CG-1) 700억 출자 배경
-삼성측 "순수투자목적"
-증권가 "경영권 방어"
-삼성 우호지분 확대
-순환출자구조 강화
(기자-1)
삼성SDI는 지난주 금요일 자금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삼성물산에 7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에대해 삼성SDI측은 “최근 해외법인에서 2400억원가량의 배당수익이 들어와 투자하는 것”이라며 “삼성물산의 경영권 방어 문제와는 상관없이 순수한 투자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증권가와 업계에선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경영권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SDI가 700억원을 출자하면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은 종전의 4%대에서 7.58%로 높아지게 됩니다.
삼성물산은 삼성 계열사의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사실상의 지주회사인 데다 올 들어 헤르메스가 지분을 대량 사들이면서 SK처럼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앵커-2)
삼성SDI가 삼성물산에 대한 출자를 결정함에 따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데요. 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어떤 가요?
(CG-2) 지배구조 후퇴
-후진적 순환출자 고착화
-회사돈 이용 경영권 방어
-출자총액제 찬성론 무게
-전경련 등 재계 ‘곤혹’
(기자-2) 삼성SDI가 삼성물산 주식을 700억원어치 사들이기로 한 것을 계기로 다시 한번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삼성그룹이 삼성물산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삼성SDI를 동원한 것은 후진적 순환출자 구조를 더욱 고착화시키는 것이란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국회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를 주장해온 전경련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경련은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매입이 자칫 공정거래법개정안 처리의 명분을 강화하는데 이용될 수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SDI의 물산지분 매입이 "순수한 투자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외국인 지분이 45%를 넘는 상황에서 그룹차원의 경영권 방어라는 분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올해 공정거래법개정안이 처리되면 다시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적용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공정거래법개정안 처리의 명분이 될 수 있는 조치를 왜 취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앵커-3) 삼성SDI의 삼성물산 출자로 삼성의 소유지배구조가 더욱 후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는 데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지 말씀해 주시죠.
(기자-3) 삼성SDI가 삼성물산 주식을 추가 매입하면 현행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가 더욱 굳어지게 됩니다.
순환출자는 재벌 계열사들이 가공자본을 형성해서 지분이 적은 총수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후진적인 소유지배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삼성SDI의 주식매입 자금은 700억원으로 지난 17일 발표 직후 삼성물산의 주가가 10.88%나 급등해, 삼성SDI가 살 수 있는 주식은 443만주(지분율 2.77%) 정도입니다.
향후 삼성물산의 주가가 변수지만,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은 7.2%내지 7.3%로 늘어나, 삼성생명 대신 최대주주로 올라설 전망입니다.
반면 이건희 회장 일가의 삼성물산 지분은 1.38%에 불과하며 삼성SDI 지분은 아예 한 주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SDI는 삼성물산과 삼성에버랜드(지분율 4%)의 주식을 보유하며 삼성 지배구조의 중요한 축을 맡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4) 삼성SDI가 하필이면 이 때에 삼성물산에 출자를 결정했는지 궁금한데요. 그 배경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CG-4) 출자 결정 이유
-기존 지배구조 취약성
-경영권 방어 시급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
-삼성물산 역할 강화
(기자-4) 삼성SDI측은 출자 이유를 ‘자금운용의 효율성’이라고 밝혔지만, 이를 믿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삼성SDI의 삼성물산에 대한 출자액은 99년 말 이후 900억원을 유지해 왔지만, 지난 4년간 삼성물산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총 65억원에 불과합니다.
연평균 수익률은 고작 1.8%에 그치고 있습니다.
시장에선 출자 확대의 진짜 이유를 에버랜드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삼성 소유지배구조의 취약성에서 찾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제2 대주주이자 에버랜드(1.48%), 제일기획(12.6%), 삼성SDS(18%) 등 18개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유지배구조 유지에 핵심적 구실을 하는 계열사지만, 이 회장과 계열사 지분을 포함한 그룹 지분은 12.88%에 불과합니다.
반면 외국인 지분은 45%에 이릅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SDI가 삼성물산의 주가 상승으로 부담이 큰데도 주식매입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그만큼 사정이 급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업계에선 삼성이 소유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삼성물산의 역할을 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재벌 금융사의 계열사 의결권 허용한도를 계속 줄일 방침이고, 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요건 충족 위험성이 계속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앵커-5) 삼성SDI의 삼성물산 출자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CG-5) 증권가 반응-삼성SDI
-주주 신뢰 약화
-무수익 자산 증가
-추가 매입 가능성
-계열사지원 주가반영
(기자-5) 증권사들은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매입 결정으로 삼성SDI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가 약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우리증권은 "삼성SDI의 입장에서 재무적으로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사업적 연관성이 낮은 무수익 자산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부정적"이 라며 삼성SDI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평균'으로 하향조정했습니다.
LG투자증권도 삼성물산 주식 매입으로 삼성SDI의 '주주우선 정책'이 의심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LG증권은 우선 이번 주식 매입 이후에도 삼성물산에 대한 관계사들의 지분율은 16.25%에 불과,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만큼 삼성SDI의 삼성물산 주식 추가 매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대우증권 역시 "삼성물산 주식 취득은 비영업자산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주주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들은 그동안 계열사 지원 가능성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삼성SDI의 주가가 영업상황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점과 이번 발표로 향후 추가 위험이 줄었다는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앵커-6) 삼성물산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CG-6) 증권가 반응-삼성물산
-추가매입 가능성
-자산가치에 주목
-경영권 변수 부상
-지배구조 연결고리
(기자-6) 삼성물산의 경우 이번 삼성SDI의 결정을 계기로 관계사들의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이 호재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LG증권은 "삼성SDI의 지분 매입 후에도 삼성물산에 대한 관계사들의 지분율은 16.25%에 불과해 삼성그룹이 충분한 지분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추가 지분 확보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동원증권도 "삼성물산은 당분간 뚜렷한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현 시점에서 경영권 문제가 표면화됨에 따라 자산가치에 주목해야한다"면서 '매수'의견을 유지했고 메리츠증권 역시 "경영권 변수가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조정했습니다.
동원증권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삼성카드, 제일기획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그룹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그룹 지배구조상 중요한 '연결고리' 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