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에 쓸 수 있는 사내 여유자금이 거의 30조원에 달해 사상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4백21개 상장사(금융회사와 관리종목 등은 제외)의 지난 6월 말 현재 '처분 전 이익잉여금'은 29조6천4백1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3조1백37억원(78.27%) 급증한 것이다. 처분 전 이익잉여금이란 법적 적립금을 뺀 순이익에 이월된 잉여금을 합한 것으로,기업들은 이 돈을 주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에 사용한다. 상장사들이 이 이익잉여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하면 지난 17일 종가를 기준으로 전체 상장 주식의 16.86%(보통주 기준)를 거둬들일 수 있으며 모두 배당으로 쓴다면 배당수익률을 평균 10.49%로 늘릴 수 있다. 이익잉여금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로 1년 새 1조9천5백63억원 증가한 3조2천4백68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LG필립스LCD(2조6천3백70억원) KT(2조4천7백76억원) POSCO(1조7천1백69억원) 한국전력(1조4천6백44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들 기업이 자사의 잉여금을 모두 배당금으로 지급한다고 가정할 경우 배당수익률은 국동(3백64.76%) 혜인(3백34.3%) 삼영무역(3백.66%) 동부정밀화학(2백83.04%) 등의 순으로 높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경우엔 LG필립스LCD의 추정 배당수익률이 24.02%로 가장 높게 산정됐다. 이밖에 KT(23.26%) SK㈜(14.02%) LG전자(12.26%) POSCO(10.72%) 등도 높은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4.69%로 추산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올 상반기에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처분 전 이익잉여금도 급증해 자사주 매입 및 배당 여력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커졌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