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9일 내린 삼익악기와 영창악기제조간 기업결합 불가 결정이 영창악기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영창악기는 20일 영창악기 창립자인 고 김재섭 전 회장의 부인 김동복씨와 장남 재룡(전 영창악기 대표이사 사장·현 3대주주)씨가 인천지법에 이영호 현 대표이사 및 이사 등 5명에 대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또 영창악기는 이에 대해 소송의 사유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소송대리인을 선임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창악기의 1대 주주인 삼익악기의 김종섭 회장은 "김재룡 전 영창악기 대표와 지난 두 달 동안 연락을 한 적이 없다"며 "갑작스런 소송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영창악기 현 경영진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소송은 외국계펀드로 2대 주주인 트랜스미디어매니지먼트가 실질적인 주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본격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재룡 전 대표가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한 이우현 트랜스미디어매니지먼트 이사는 "삼익악기는 공정위로부터 기업결합에 대한 공식 의결서를 전달받는 즉시 의결권을 기준으로 최대 주주에서 밀려나게 된다"며 "영창악기 지분의 14.20%를 보유한 트랜스미디어가 어쨌든 의결권 기준으로 1대 주주가 되는 상황에서 다각도로 영창악기의 업무현황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트랜스미디어매니지먼트는 외국계 펀드이자 투자전문회사로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난 2001년부터 영창악기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