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 개발재료따라 인기 '극과 극'..강남 재건축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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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경매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아파트는 서울 강남권이라도 2회차 이상 유찰 물건 이외에는 투자자가 몰리지 않는 반면 강북 뉴타운 물건에는 1회차에도 경쟁자가 몰리면서 감정가를 넘어선 가격에 낙찰자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강은현 법무법인 산하 실장은 "최근의 경매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추세"라며 "실수요 위주의 투자전략을 세운다면 지금이야말로 저가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찬밥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드물었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물건이 쏟아지고 있으나 투자자들의 관심은 싸늘하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 1계에는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1차 41평형이 감정가 8억2천만원에 경매에 부쳐졌다.
하지만 1차 입찰에서는 참여자가 없어 20% 떨어진 가격에 2차 입찰로 넘어갔다.
서초구 반포동 AID차관아파트 22평형 역시 5억5천만원에 1차 입찰에 들어갔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경매시장에서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수모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송파구 잠실동 주공 5단지 36평형(감정가 8억3천만원)과 주공 1단지 13평형(감정가 4억9천만원)이 모두 1회차에 유찰되는 등 강남권 아파트에 대한 투자 열기가 급랭하고 있다.
◆재료있는 아파트는 여전히 수요 몰려
그러나 한두 차례 유찰로 최초 감정가보다 낮은 물건이나 뉴타운개발 등 재료가 있는 지역의 물건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는 여전하다.
지난 6일 경매에 나온 송파구 잠실 우성아파트 32평형(감정가 6억5천만원)의 경우 2회차 입찰 때까지는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4억1천6백만원에 3회 입찰에 부쳐지자 무려 22명이 참여,2회차 입찰가를 넘기는 5억3천7백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14일 경매에 나온 강남구 대치동 삼성아파트 33평형(감정가 8억원)도 3회차 입찰에서 2회 유찰가 5억1천2백만원을 넘긴 5억2천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또 뉴타운 개발사업 재료가 있는 재건축 아파트에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들이 평균 2회차까지 유찰되는 데 반해 뉴타운 인근 지역의 물건은 1회차부터 4∼10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경매에서는 31평형짜리 다가구주택 경매에 무려 12명이 참가,최초 감정가 1억6천2백58만원을 훨씬 넘어선 2억5천1백만원에 낙찰됐다.
강 실장은 "실수요자와 시장이 부딪히는 하반기야말로 실수요자들이 경매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때인 만큼 경매시장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