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일 메모리반도체 사업부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을 처음 공개했다. 상반기 매출에서 나타난 D램의 비중은 단 55%.나머지는 디지털 기기의 총아로 등장한 플래시메모리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카메라폰에 필요한 CMOS 이미지센서(CIS),휴대폰과 PDA(개인휴대단말기)에 들어가는 모바일 CPU(중앙처리장치)등이 차지했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D램 비중이 80%를 넘나들던 데 비하면 사업구조가 크게 변모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차세대 디지털·모바일 반도체 시장을 완전히 석권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미 세계 1위에 올라있는 D램,낸드형 플래시메모리,디스플레이 구동칩 외에 CIS 스마트칩카드 모바일CPU 등의 비메모리 반도체품목(시스템 LSI)을 2007년까지 세계 1위에 올리겠다는 것. 이를 통해 모바일 제품을 위한 토털 솔루션을 보유한 세계 유일의 반도체업체로 거듭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종합 마스터 플랜이다. ◆메모리?非메모리 동반성장 황 사장은 메모리와 비메모리 사업이 동반 성장시대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그동안 메모리와 시스템LSI가 독자적으로 움직인 측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메모리부문의 강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스템LSI도 동반 성장하는 구조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휴대폰 PDA를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모바일 CPU 시장이 비메모리 사업 성장의 중심축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2년 연속 초고속 제품을 개발해 시스템 LSI분야에서도 기술을 주도하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CPU분야에서 내년에 동작속도 8백MHz를,2006년에는 1GHz급 제품을 잇따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CPU 업계의 최강자인 미국 인텔이 선점하고 있는 모바일 CPU 시장에서도 한판 격돌이 불가피해졌다. 또 올해 세계 1위 등극이 확실시되고 있는 DDI분야의 시장 점유율도 현재 20%에서 2007년엔 27%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수 년내 카메라폰 장착률이 9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CIS도 비메모리 사업의 차세대 기대주다. ◆퓨전메모리 차세대 성장엔진 삼성전자는 이날 메모리와 로직을 융·복합화한 퓨전메모리를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지목했다. 올해부터 사업이 본격 확대되고 있는 첫 제품인 원낸드(One Nand)는 낸드 플래시의 저원가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노어 플래시의 고속 동작이 동시에 가능하다. 보다 구체적으로 낸드 플래시 '읽기 속도'의 3배,노어 플래시 '쓰기 속도'의 20배나 된다. 올해 삼성전자의 퓨전메모리 매출은 2천5백만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07년에는 8억달러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황 사장은 내다봤다. 고성능 휴대폰과 PDA,오는 2008년 최소 8백억달러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디지털 TV분야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