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분식회계] LG "지나간 일…소송계획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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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가 한때 2조원에 육박하는 분식회계를 한 사실이 발표된 20일 하이닉스는 "어디까지나 과거의 일이고 이미 모든 문제가 해소돼 깨끗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99년 '반도체 빅딜'로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넘긴 LG그룹도 "모두 지나간 일인 만큼 묻어버리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LG는 빅딜 당시 'LG반도체는 충분히 독자 생존할 수 있다'며 정부 정책에 크게 반발했었다.
◆하이닉스 "이젠 분식회계 없다"
하이닉스반도체는 "과거의 모든 문제점들은 이미 시정 및 해소됐고 현재 재무제표에는 더 이상의 부적절한 회계사항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이뤄진 예금보험공사의 조사는 과거 현대그룹 계열 분리 이전 사업연도에 대해 경영부실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며 "예보에 이어 현재 금융감독원과 검찰 등 관계기관의 조사가 진행 중이며 최종 결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이번 사안이 현 경영진 및 회사 운영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며 전략적 과제의 진행과 경영 정상화 추진은 일관되게 실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 "다시 들출 필요 없는 과거"
LG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미 역사 속에 묻힌 사건을 굳이 끄집어낼 필요가 있겠느냐"며 "LG는 현재 영위하는 사업에 매진하고 있을 뿐 반도체사업은 과거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전자가 분식회계한 시점이 LG반도체를 흡수하기 전인 만큼 당시 현대전자를 실사한 ADL(아서 D 리틀)의 평가결과에 큰 문제가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당시 빅딜은 양사의 경영능력보다는 정치적인 이유가 컸던 만큼 현대전자가 분식회계를 안했더라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현대전자에 대한 ADL의 실사기간이 짧았던 만큼 ADL도 분식회계 여부를 알아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LG반도체와 현대전자 합병을 무효화하는 소송을 제기한다거나 ADL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을 벌일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ADL "법적 책임 없다"
ADL은 당시 회계 감사를 맡았던 것이 아닌 만큼 분식회계에 대한 법적인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ADL의 이장석 이사는 "당시 실사의 평가 기준은 양사의 생산성,기술력,마케팅력,시장점유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었다"며 "재무우수성도 평가 기준의 하나였지만 분식회계 여부를 밝혀내는 것은 ADL의 역할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장경영·오상헌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