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를 확대개편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차기 행장 후보 선정 작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부 기존 행추위원들이 행추위 개편에 반발,사퇴의사를 밝히고 옛 국민은행 노조도 반대하고 나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행장추천위원회 개편 국민은행은 2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주주대표 1명과 사외이사 6명 등 7명으로 구성된 기존 행추위를 주주대표 1명과 사외이사 11명 등 12명으로 확대하는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사회에는 김정태 행장과 2명의 부행장,사외이사 11명 등 14명이 참석했다. 이사회 멤버들은 행추위 확대안건을 놓고 5시간가량 격론을 벌였으나 합의에 실패,결국 표대결(12 대 2)로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행추위 개편을 반대한 김기홍 충북대 교수와 조왕하 코오롱 부회장 등 2명은 행추위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행추위는 주주대표 1명과 사외이사 9명 등 10명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단기간 내에 많은 후보자를 발굴하고 행장 선임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구하기 위해 행추위를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계는 이런 요인 외에 행장 선임과정에서 정부 및 외부의 입김을 차단하고 김 행장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행추위 운영 난항할 듯 행추위 확대안이 표대결 끝에 통과되긴 했지만 그 운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한 사외이사는 "기존 행추위가 이미 행장 후보 선정 작업을 해왔는데도 불구하고 한 달도 채 남지 않는 상황에서 개편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사외이사도 "기존 행추위가 김정태 행장의 연임을 전제로 활동해왔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행추위 개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금융계 한 고위 관계자는 "행추위 확대안이 통과된 만큼 후보선정 작업이 본격화되겠지만 사외이사들의 성향으로 볼 때 최종 후보 선정 과정에서 큰 진통이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재정경제부와 금감위 등 금융당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민은행 노조(옛 국민은행과 국민카드)는 성명을 발표,"행추위 구성 변경은 김정태 행장이 수렴청정을 시도하려는 의도"라며 "김 행장의 직계인사와 외부 낙하산인사 등을 모두 반대하고 통합 국민은행 출신을 차기 은행장으로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