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가 5천만달러(약 6백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한국 중소기업들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한국법인 설립 10주년을 맞아 방한한 존 챔버스 시스코시스템즈 회장(사진)은 2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기침체로 투자 여력이 부족한 한국 중소기업들이 선진화된 네트워크 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5천만달러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금은 시스코의 장비 임대나 할부판매 등에 지원되며 시스코 계열 할부금융사인 시스코시스템즈캐피탈코리아와 제품·서비스 임대를 담당하는 자회사를 통해 조성될 예정이다. 외국의 유력 정보기술(IT)업체가 대규모 자금을 마련해 한국 중소기업들을 지원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챔버스 회장은 "시스코는 그 동안 한국 대기업과 통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2억5천만달러 이상을 지원해왔는데 앞으로 그 대상을 중소기업으로 확대키로 했다"며 "향후 생산성 향상의 주역은 중소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최강의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와 교육제도,기업의 혁신 마인드,'IT839전략'과 같은 정부의 전략 등을 두루 갖춘 투자 적격지"라며 "경쟁력 있는 업체는 인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챔버스 회장은 지난 95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해 시스코시스템즈를 이끌어온 전문경영인으로 네트워크 장비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CEO'로 평가받고 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