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상인 성공사례] (18) 도자기 판매업 박호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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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무촌리에 있는 도자기판매점 '해룡도예'. 이 점포는 이천에 있는 여러 도자기 가게 중에서 매출액순 열손가락안에 들 정도로 장사가 잘 된다.
비결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다.
지난해 9월 옥션 등 4개 인터넷쇼핑몰로 판로를 넓혀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인터넷 매출비중이 오프라인 매출비중을 넘어선 지는 오래다.
인터넷을 통한 한달 평균매출은 1천5백여만원.7백만~8백만원을 오르내리는 점포 매출의 2배가 넘는다.
인터넷 진출에 따른 부수적 효과도 크다.
인터넷에서 판매를 시작한 이후 점포가 유명세를 타며 중간상들과의 직거래나 회사판촉물 주문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박호영 해룡도예 사장(39)은 "인터넷을 통한 직·간접적인 매출을 모두 합산하면 비중이 70% 이상"이라고 귀띔했다.
평소 친분이 있는 이길동씨(49)가 사업에 합류한 게 인터넷 진출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 중순께 만나 점포 매출을 늘릴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했다.
이천이란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려면 서울에 분점을 내거나 뭔가 다른 판로를 찾아야 했다.
서울에 점포를 내려면 적잖은 자금이 들었다.
투자비를 뽑는다는 보장도 없었다.
이때 이씨가 제안한 것이 옥션 등을 통한 인터넷 판매.장교로 전역한 후 12년간 공무원 생활을 한 이씨는 인터넷에 정통하다.
변변한 학원 한 번 다녀본 적 없지만 이씨는 포토숍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줄 아는 정보기술(IT) 숙련가로 통한다.
지난해 9월 1백50만원으로 컴퓨터와 디지털카메라를 구입,인터넷 판매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도자기는 생활필수품이라기보다는 기호품이란 인식이 강하다.
그렇다보니 대부분 컵 같은 소품을 시범 구매할 뿐 좀체 반복 구매가 일어나지 않았다.
배달 사고도 잦았다.
워낙 깨지기 쉬운 데다 공기포 등으로 특수포장해도 제품이 파손됐다는 항의가 잇따랐다.
처음 6개월간 매출은 늘어갔지만 정작 손에 떨어지는 이익은 없었다.
제품이 파손되면 택배비를 부담하며 무조건 다시 보내줬기 때문이다.
"1천원짜리 컵이 깨져도 택배비 3천원을 내고 무조건 보내줬습니다.
그러자 반응이 오기 시작했어요.
재구매가 일어나고 고객들이 앞다퉈 칭찬을 해주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지요."
현재는 제품 훼손 등 택배 사고율이 3%에 불과하다.
이천 일대의 도자기 점포들이 해룡도예를 벤치마킹,너도나도 인터넷으로 판로를 확대했지만 성공한 점포는 드물다.
사업 초기 손해를 감수하며 소비자 불만을 처리했던 '우직함'은 감히 흉내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이씨의 설명.
인터넷을 통한 도자기 판매 경쟁은 '제품 진열'에서 판가름난다.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제품을 얼마나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해룡도예는 약 20개 품목을 옥션에 매물로 올린다.
품목마다 10개에서 최대 1백개까지 소비자 취향,가격에 따라 묶어서 제품을 올린다.
등록수수료도 줄이고 다양한 제품을 최대한 노출시켜 구매욕을 자극하기 위해서다.
도자기는 일반 공산품에 비해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심하지 않다.
똑같은 제품이 드물어 가격 비교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해룡도예는 처음엔 비싼 값을 제시했다가 점차 내리는 전략을 쓴다.
박 사장은 인터넷 판매가를 가급적이면 '도매가'에 맞추고 있다.
인터넷 판매전략은 박리다매다.
빠른 자금 회전에 따른 장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게 박 사장의 계산법.
유행에 맞는 제품 개발도 매출을 급성장시킨 요인이다.
해룡도예가 자체 개발해 팔고 있는 무공해 콩나물시루는 올해 최고 히트상품이다.
해룡도예는 콩나물시루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웰빙을 추구하는 사회 트렌드에 맞춰 마시기 편리한 녹차잔 등 아이디어 생활자기로 판촉활동의 초점을 맞춘 것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점원이 없어 인건비는 최저 수준이다.
대신 두 사람은 업무를 정확히 분담,효율을 극대화한다.
박 사장은 제품 구입,판촉물 상담,포장 등을 맡고 이씨는 온라인 판매를 총괄한다.
(031)632-9104
이천=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