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남부 지역이 잇단 허리케인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 피해 보험금을 줄이기 위해 보험사들이 발행하는 '재앙 채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심각한 피해를 의미하는 재앙(Catastrophe)에서 이름을 따온 이 채권(약칭 Cat Bond)은 허리케인이나 지진,테러 공격으로 인한 피해 보험금이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채권을 산 투자자들이 채권을 발행한 보험사에서 원금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피해가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 투자자들은 원금을 건지는 것은 물론 비교적 높은 금리 수익을 거두게 된다. 발행금리는 연 5∼15%나 된다. 고수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나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이 채권을 산다. 1992년 허리케인 앤드루의 피해보험금을 지급하느라 허리가 부러졌던 보험사들이 재보험과 비슷한 효력을 갖고 있는 이 채권을 발행하면서부터 재앙 채권 시장이 탄생했다. 보험사들엔 재보험상품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투자자들에겐 투기상품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작년에는 17억3천만달러어치의 재앙채권이 새로 발행돼 잔액은 40억달러로 늘었다. 올 여름 플로리다와 앨라배마 등 동남부를 강타한 중급 이상의 허리케인만 해도 프랜시스,찰리,아이반 등 세 번이었다. 피해 보험금은 찰리의 경우 68억달러,프랜시스는 30억∼1백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아직 원금을 날린 투자자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