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분류 기호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만성피로증후군'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최은배 판사는 22일 항공기 조종사로 정년 퇴직한 류모씨(63)가 만성피로증후군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만성피로증후군은 그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지만 존재가 인정됐고 어느 정도 치료도 이뤄지고 있다"며 "하나의 독립된 유형의 질병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장시간 비행 등에 따른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고공 비행 과정의 저산소증,시차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했거나 병이 악화됐다고 판단되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