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에 설치된 외교안보시스템 정책기획단이 22일 외교통상부 인원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외교시스템 개편안을 발표했다. 열린우리당은 향후 정책위 중심으로 기획단이 마련한 개편안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인력증원 등에 비판적인 의견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어 당론 확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획단장인 김성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시스템 개편안 최종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천5백명인 외교통상부 직원을 참여정부 임기 내에 5백명 늘려 2천명 수준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중 현재 8백명인 외교직 인력은 1천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보고서는 차관 업무를 행정,양자외교,다자외교 등으로 나눠 3명의 차관을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지난 98년 외환위기 이후 폐쇄됐던 재외공관 22곳을 다시 열고 외교수요가 늘어난 국가에는 공관을 신설키로 했다. 기획단은 통상기능 강화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전담국을 신설하고 통상교섭본부 실무인력의 30%를 외교부 이외의 정부부처 인원으로 충원하거나 순환근무제를 도입하는 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외교부 인력확대를 골자로 한 기획단의 보고서는 당장 당내에서 반대 의견에 부딪쳐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국회 '김선일 국정조사특위'에서 활동했던 우원식 의원은 "김선일씨 사건으로 드러난 외교안보시스템의 문제점은 외교부 직원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차관 수가 적어서도 아니다"며 "교민보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외교부의 구조적 문제부터 고쳐야지 직원 숫자로 접근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책기획단 관계자도 "기획단이 보고서 작성을 위해 정부와 실무협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외교부측 주장을 대폭 수용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책위 차원에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