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은행대출 장기화 유도] 은행 "기업대출 89%나 돼..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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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도록 전방위로 압박해오는데 대해 은행권에선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들은 우선 '은행들이 무차별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거나 회수하고 있다'는 정부측 시각은 오해라고 주장한다.
강봉희 은행연합회 상무는 "지난 8월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 2백69조원 가운데 중기대출이 89%나 차지하는데도 '은행이 중소기업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올들어 8월까지 중기대출 잔액이 2천8백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국민은행도 "부실채권 상각 등으로 인한 장부상의 감소분 9천억원을 감안하면 실질 대출잔액은 오히려 6천2백억원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특히 "한편으론 자산건전성을 요구하면서 또 한편으론 리스크가 높은 한계기업으로부터의 대출회수를 비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항변도 하고 있다.
B은행 중소기업팀장은 "요즘 은행들은 자산확대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중소기업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우량기업과 한계기업을 차별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은행들이 대출을 기피하는 한계기업의 유형은 △차입금이 지나치게 많거나 △내수 의존도가 너무 높고 △매출이 감소하는 등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기업들이라고 덧붙였다.
C은행 팀장도 "현재 여신규정상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 대출을 할 때는 대출금액의 2∼3%를 대손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면서 "한계기업에 대한 대출축소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A은행 부행장은 "은행들로서는 정부의 중기대출 독려와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 비율을 3%이내로 맞추도록 요구하고 있는 '자산건전성 지도기준'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는 것이 최대의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