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관심이 시가총액 상위종목으로만 편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최대주주 등의 회사자금 횡령이나 담보지분 반대매매로 해당기업 주가가 급락하자 안정성이 높은 대형주로 매수세가 몰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이뤄지는 외국인의 매매패턴도 편중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업종 내 1등주와 2등주의 주가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8월 이후 레인콤(MP3),토필드 휴맥스(셋톱박스),아이디스(DVR),시사닷컴(교육) 등 업종대표주는 큰 폭으로 올랐지만 후발주들은 좀처럼 반등다운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가총액 상위 '업종대표주 쏠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주만 산다 22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MP3플레이어 대표주인 레인콤은 지난 8월 이후 이날까지 상승률이 21.6%로 나타났다. 거래도 활기를 띠어 7월 10만주에도 못미치던 일평균 거래량이 8월 이후 30만∼40만주로 늘어났다. 다른 MP3 관련주들은 전혀 판이한 모습이다. 비교적 우량업체로 분류되는 거원시스템만 8월 이후 13.4% 오르며 '선전'했을 뿐 벨코정보통신 등 나머지 업체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거래량도 좀처럼 증가하지 않고 있다. DVR 부문도 마찬가지다. 선도업체인 아이디스는 9.7% 올랐다. 반면 코디콤은 7.5%,우주통신은 61.3% 각각 하락했다. 셋톱박스 부문에서도 토필드와 휴맥스만 상승세를 보였을 뿐 청람디지탈 등 후발업체들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교육 부문에서는 대표주인 시사닷컴이 14.0% 올랐다. 그러나 이루넷은 6.2% 오르는 데 그쳤고 디지털대성은 12.0% 떨어졌다. 대표주 쏠림 현상은 코스닥시장 전체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코스닥시장 전체 평균 거래량은 7월 2억6천8백만주에서 8월 2억5천6백만주,이달에는 2억5천만주 등 매월 감소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거래대금은 각각 4천5백억원,4천7백억원,5천6백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비싼'종목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적우량 상위종목 계속 간다 전문가들은 대표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차트상으로만 거래하기엔 횡령문제 등 리스크가 커졌다"며 "이 때문에 기관과 외국인은 물론 개인들도 ROE,PER 등을 꼼꼼하게 따지면서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매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낙폭이 큰 중저가 종목들의 선별적인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당분간 선발 우량주 중심의 거래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거래소에서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물량이 품귀현상을 보이는 것도 코스닥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도 "최근 상승장에서 외국인들이 주요 매수주체였다는 점에서 중소형주로 매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특히 10월이 되면 3분기 실적 모멘텀이 부각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실적이 우량한 업종 대표주들이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