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영박물관,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미국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 전세계 유명 박물관 및 미술관의 관장과 큐레이터 등 2천여명이 서울에 모인다. 다음달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04 서울 세계박물관대회'가 그 자리다. '박물관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박물관대회는 국제박물관협의회(ICOM)가 3년마다 개최하는 총회.ICOM은 세계 1백60여개국 박물관과 미술관의 관장,큐레이터 등 전문가 1만9천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방대한 조직이다. 올해로 20회를 맞는 이 대회가 아시아에서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박물관과 무형 문화유산'.유럽에 비해 문화 전통은 풍부하면서도 유형 문화재가 적은 아시아 지역의 문화적 우수성을 무형 문화유산을 통해 널리 알리겠다는 것.특히 한국의 경우 무형문화재 제도 등을 통해 무형 유산을 제도적으로 보존해온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어 이런 제도를 수출하는 기회로 삼는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이를 위해 강령탈춤 승무 판소리 강릉단오제 관노가면극 등 한국의 무형 문화와 일본의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인 하치오지 구루마닝교(八王子車人形),대만 원주민 아미족(阿美族)의 음악 등을 전세계 전문가들에게 선보인다. 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불국사와 석굴암,백제 문화의 상징인 무령왕릉,남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등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 이번 대회에 맞춰 한국의 전통매듭전(국립중앙박물관) 나무와 종이전(국립민속박물관) 등 전국 박물관에서 1백여건 이상의 각종 특별전이 마련된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의 '고구려 특별전'과 국립공주박물관의 '고구려 고분벽화 모사도전' 등은 세계 문화지도자들에게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실상을 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김병모 대회 조직위 공동위원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미국 2만개,영국 5천개,일본 3천5백개 등에 비해 박물관 수가 턱없이 부족한 한국(3백여개)의 실상을 널리 알려 정책 결정자들이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