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통신업계 '헛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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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와 B사가 곧 합병한다더라." "아무개가 C사 사장으로 옮긴다더라." "어느 회사 사장은 임기를 채우기 어렵다더라."
최근 통신업계에 나돌았던 '설(說)'들이다.
이런 설은 몇몇 사람을 거치면서 과장되거나 그럴싸하게 포장되곤 한다.
근거조차 황당한 경우가 많지만 사람들은 "아니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최근 회자됐던 A사와 B사의 합병설이 대표적이다.
두 회사의 합병설은 2년여 전부터 증권가를 중심으로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이번에는 양사간 합병이 임박했다는 설이 돌았고 정부가 권유했다는 그럴 듯한 정황까지 덧붙여졌다.
그러나 확인 결과 전혀 근거가 없는 낭설로 밝혀졌다.
통신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2년반 전에 '불가'로 결론이 난 이후 단 한번도 검토한 적이 없다"며 "이 설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문제는 이런 설로 인해 소문의 당사자들이 적잖은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업체 관계자는 "회사 매각설이 나돌면 사실이든 아니든 영업에 엄청난 타격이 온다"고 말했다.
합병설에 화가 난 모 업체 사장은 "소문의 진원지를 찾아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까지 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유독 '설'이 많이 나돈다.
경쟁사를 음해하는 설,특정인을 모함하는 설,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설 등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통신산업 특성상 정부 정책에 따라 손익이 쉽게 갈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합병설에 대해 해당 업체들은 내년 초로 예정된 휴대인터넷 사업자 선정이나 통신업계 구조조정 등에 정책적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통신업계에 떠도는 '설'은 업체간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소문이 나돌 때마다 경쟁사를 의심하곤 한다.
이젠 정부라도 나서 속시원히 진상을 밝혀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김태완 IT부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