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기존 제품보다 전송속도가 20배나 빠른 세계 최고속 멀티미디어카드(MMC)를 개발했다고 22일 발표했다. MMC는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등 각종 휴대기기에서 동영상과 음악파일을 저장하는데 쓰이는 플래시 메모리카드의 일종으로 시큐어디지털카드(SD) 익스트림디지털픽처카드(xD) 등 경쟁 플래시 메모리카드에 비해 속도가 늦다는 단점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제품은 1백28MB(메가바이트)의 대용량에 초당 전송속도가 세계 최고인 52MB이다. 대용량 1Gb(기가비트) 플래시 메모리 1개에 데이터 전송방식을 기존의 1비트에서 8비트로 확대한 고속 MMC 컨트롤러를 탑재했다. 고속 MMC 컨트롤러는 데이터 입·출력 관리,에러 체크,메모리 관리 등 MMC 제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이번 MMC 제품을 캠코더폰 등에 적용하면 동영상을 끊김없이 더욱 빠르고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동작 전압이 다른 플래시 메모리카드의 절반수준인 1.8V로 모바일 제품에 적합하고 표준규격이 공개돼 일부 업체가 표준규격을 독점하고 있는 SD xD 등의 시장을 빠르게 대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주요 거래선에 샘플로 출하했으며 올해 말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해 고성능 MMC 제품의 초기시장을 장악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개발한 MMC 컨트롤러와 메모리 사업부의 플래시 메모리 제품을 결합한 합작품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 메모리와 시스템LSI 사업은 독자적으로 기술 및 제품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최근에는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의 '메모리·시스템LSI 동반성장' 전략에 따라 제품개발 및 기술협력을 강화해 SiP(시스템 인 패키지),퓨전 메모리,플래시 메모리 카드 등 다양한 합작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고성능 MMC용 컨트롤러에 이어 보안기능이 강화된 '시큐어 멀티미디어카드 컨트롤러'를 올해 안에 선보여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르네사스 인피니언 샌디스크 등 칩 카드 업체,노키아 HP 등 세트 업체들과 함께 MMC의 규격 제정을 목적으로 결성한 멀티미디어카드협회(MMCA)에서 의장을 맡아 메모리카드 표준화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