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내년에 중국의 경기과열 진정과 미국의 소비 감소로 성장 속도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전망했다. 로치는 22일 홍콩에서 열린 포브스 글로벌 최고경영자회의에서 "현재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두 엔진은 공급자 측면의 중국 생산자들과 소비자 측면의 미국 소비자들"이라며 "내년에는 이 두 엔진의 속도가 현저히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의 연간 성장률은 올해 4.5%에서 내년에 3.7%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있는 다른 요인들로는 고유가와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 및 금리 인상 등을 들었다. 미국은 특히 당분간 대폭적인 고용 창출과 소득 증대의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 낮은 저축률과 과중한 가계 부채 등으로 "높은 소비 성향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로치는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 경제는 지난 몇 달 동안 고용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소비 감소가 뚜렷했다. 미국 기업들이 지난 6~8월 창출한 일자리 수는 월 평균 10만4천개로,지난 3~5월의 29만5천개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는 최근 5개월 중 3개월 동안 감소세를 나타냈다. 중국 정부의 경기 진정책도 내년도 세계 경제 성장세를 둔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로치는 "경기를 냉각시키기 위한 중국 정부의 조치들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금리인상 등 더 많은 경기 진정책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