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언급으로 주목받고 있는 책 '초역 부처의 말'이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서점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31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1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코이케 류노스케의 '초역 부처의 말'이 지난주보다 두 계단 상승하며 2위까지 치고 올랐다.이에 따라 지난 12주간 2~3위 자리를 지켰던 한강 소설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 계단씩 내려앉았다.'초역 부처의 말' 돌풍 속에서도 '소년이 온다'는 13주 연속 1위를 수성했다.지난해 5월 출간된 '초역 부처의 말'은 장원영이 지난 15일 한 방송에 나와 추천하면서 판매량이 급증세다.이번 주에도 전주 대비 판매량이 56.3% 상승했다.장원영이 언급한 또 다른 책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도 전주보다 두 계단 올라 20위를 차지하는 등 정초부터 서점가에 '장원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또 다른 국내 대표 서점 중 하나인 예스24 베스트셀러 순위에선 '초역 부처의 말'이 '소년이 온다'를 꺾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누리꾼들은 "부처님 책이 베스트셀러 1위 하는 건 처음 본다", "평소 말하는 것을 보면 책을 많이 읽은 게 보여 보기 좋았다", "방송 보고 나도 따라서 샀다. 위로받길 기대해 본다" 등 의견을 보였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지난 20일 내놓은 AI모델이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빅테크의 10분의 1에 불과한 비용으로 오픈AI의 챗GPT 최신 모델 못지 않은 성능을 선보이면서 충격을 불러왔다. 미·중 AI 전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딥시크발(發) 쇼크는 AI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도 다시 불을 붙였다. 개인정보 과다 수집, 거짓 정보 제공, 지식재산권 침해, 중국 정부의 검열 의혹과 정치적 편향성 등 이 '저비용 고성능' 모델이 드러낸 한계는 'AI 윤리'에 대해 묻게 만들고 있다.국내에 최근 번역 출간된 <도덕적인 AI>는 AI를 두고 발생한 새로운 윤리 문제 일곱 가지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책이다. 'AI가 인간의 도덕을 이해할 수 있을까' 'AI는 프라이버시를 존중할 수 있을까' 'AI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나' 'AI를 안전하고 공정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이다. 미국 듀크대와 카네기멜런대 등에서 AI 윤리 분야를 연구하는 철학자(월터 시넛암스트롱), 신경과학자(재나 셰닉 보그), 컴퓨터과학자(빈센트 코니처) 셋이 지난해 함께 펴냈다. '도덕적인 AI'라는 제목처럼 'AI가 도덕적이다'라는 식의 낙관론 만을 담고 있는 책은 아니다. 도덕성과 자율성, 자유의지를 지닌 새로운 AI의 출현을 예언하는 책도 아니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도덕적인 AI'는 그런 먼 미래의 AI가 아닌, '인간의 가치를 학습하고 구현하는 AI 개발'을 말한다. AI가 인간의 실수를 줄이고 판단을 보조하는 시스템으로 기능하기 위해 '도덕적인 AI'로 개발돼야 한다는 얘기다. 외과의사 대신 신장 이식 대상자를
다들 전쟁이 끝난 줄 알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유럽은 반세기 넘게 평화의 시대를 누렸다. 국제연합(UN)의 등장과 마셜 플랜을 비롯한 재건 정책은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땅에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듯했다. 역사가들은 베를린 장벽 붕괴와 라인강의 기적 등 재건과 부흥의 서사에서 유럽을 바라봤다.과연 그럴까. 최근 번역된 <야만 대륙>은 "전쟁 직후 유럽이 열어젖힌 서사는 재건과 부흥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무정부 상태로 전락한 역사"라고 반박한다. 영국의 역사학자 키스 로가 '선진 대륙' 유럽의 야만적인 민낯을 640쪽에 걸쳐 고발한다. 책은 2012년 펜 헤셀-틸먼상과 이탈리아 내셔널 체라스코 역사상 등 국제 출판상을 휩쓸었다. 지금까지 22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제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에서 사망한 사람은 약 3500만~4000만명으로 추정된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 프랑스 인구인 4200만명에 가까운 수치다. 수도와 전기 등 도시의 사회기반시설도 잿더미가 됐다. 전쟁 직후 독일 드레스덴을 찾은 도시계획 책임자들은 "지구의 땅이 아니라 황량한 달 표면에 가깝다"고 회고했다.전쟁의 상실은 '부재'로 이어졌다. 전쟁고아들은 부모를 잃었고, 수많은 결혼 적령기의 청춘이 짝을 잃었다. 사회 제도가 마비된 상태에서 매춘과 강간, 절도 등 도덕의 부재도 만연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처는 증오와 복수심의 굴레로 이어졌다.정치인들은 복수심을 교묘하게 활용했다. 유럽에 만연했던 분노의 분위기는 혁명을 부추기기에 완벽한 환경이었다. 공산주의는 독일인과 파시스트, 부역자를 향한 적개심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저자는 "훗날 세계대전이 점차 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