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주춤하던 국제유가가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배럴당 50달러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세계 원유수요가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수급에 차질을 빚을 만한 요인들이 잇따라 불거져 나오자 유가는 연일 급등세를 나타내며 단숨에 48달러선을 넘어섰다. 러시아 석유업체 유코스의 중국에 대한 원유수출 부분중단,이라크 사태 악화,이란의 우라늄농축 중단 거부에 따른 긴장고조,허리케인 아이반으로 인한 원유재고 감소 등 악재가 속출하고 있는 것.전문가들은 연중 최대의 원유수요철인 동절기가 다가오고 있어 배럴당 50달러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수급불안에다 투기세력 가세=유가급등의 1차적인 원인은 원유수급에 대한 불안이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세로 올 들어 원유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의 추가 생산 여력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원유공급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공급이 수요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돌발악재에 수급균형이 쉽게 깨질 수 있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는 지난주 허리케인 아이반의 영향으로 멕시코만에서의 생산 감소가 우려되면서 오르기 시작했다. 이어 러시아 석유업체 유코스가 정부의 계좌동결조치로 철도운송료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 연말까지 1백만t의 대중국 원유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가중됐다. 여기에다 미 에너지부가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아이반의 영향으로 9백10만배럴 급감했다고 발표하면서 유가는 또 한번 상승압력을 받았다. 시장분석가들은 투기세력들이 다시 원유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도 유가급등을 부추기고 있는 요인이라고 보고있다. 투기세력들이 지난달 국제유가가 50달러 돌파에 실패한 후 원유시장을 빠져나갔으나 최근 들어 다시 몰려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엑세스 선물옵션트레이딩의 밥 프라이에는 "투기꾼들이 이번주 유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11월까지 유가는 배럴당 54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엔 50달러 넘어간다"=전문가들은 난방유 등 석유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원유재고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 향후 유가가 50달러를 넘어서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석유 거래업체 퀘스트인터내셔널의 케빈 커 선임거래인은 "겨울철 난방유 재고확보에 나서야 할 시기에 오히려 재고가 줄어들고 있어 시장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며 "유가하락을 기대했던 세력들도 겨울철을 앞두고 난방유와 휘발유의 공급이 위협받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피니티 증권의 존 퍼슨 수석애널리스트는 "재고 수준을 감안할 때 이번 주말쯤 배럴당 50달러 진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와코비아의 제이슨 셍커 이코노미스트는 "겨울철 유가상승세는 이제 시작"이라며 "몇 주 안에 원유와 휘발유 재고가 확충되지 않으면 50달러 돌파는 물론 내년 초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