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지난 상반기와는 달리 상당히 소극적이어서 지수하락 방어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7일부터 3개월간 자사주 총 4백만주를 매입키로 한 이후 23일까지 불과 35만주를 취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첫날인 17일 20만주를 매입한데 이어 22일 5만주,23일에는 10만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올 상반기 2조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할 당시 예정수량 3백6만주를 불과 보름여만에 매수한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특히 상반기 때는 장중 호가를 높여가며 공격적으로 매수해 종합주가지수 상승을 이끌었지만 이번에는 전날 종가에 취득주문을 낸 후 체결이 안되면 장중 저가에 사들이는 소극적인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동부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통상 지수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못하다"며 "3분기 실적악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실적발표를 즈음해 주가의 추가급락을 막기 위해 실탄을 남겨두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선물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은 오히려 프로그램 매물을 유발해 낙폭을 키우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