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가 풀린 지난 20일.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기업과 현지 업체들 간 상담회가 열렸다. '중동 기계·플랜트 상담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두산중공업 대우일렉트로닉스 보국전기 등 국내 10개 기업들이 참여해 중동 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참가한 기업들은 4백만달러의 수출계약과 2천8백만달러의 상담실적을 올렸다. 이날 두산중공업 직원들은 다음달 2억달러 규모의 미수라타 발전소 공사 입찰을 앞두고 리비아 전력청 관계자들을 만나 입찰 참여 방안을 논의한 뒤 예정지에 대한 현장조사도 실시했다. 한국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나라는 리비아뿐만이 아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한국 기업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이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지역 내 거점을 확충하고 현지 조사를 강화하는 등 '오일달러 벌이'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중동 공략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건설·플랜트 업계.두산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서남부에 5억달러 규모의 담수발전 플랜트를 준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민자 담수발전 프로젝트(IWPP) 참여를 추진 중이다. 대림산업은 이란의 테헤란 지하철 3호선 건설 프로젝트(10억달러 규모)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대우건설은 4천5백만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정보기술대학 건축공사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변전소 건설공사를 각각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도 10억달러 규모의 리비아 발전 사업(걸프 스팀)에 참여,발주사의 최종 발표만 기다리고 있고 최대 25억달러 규모의 이란 사우스파 15,16단계 가스처리시설 수주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자 및 자동차 업체들도 유럽 일본 기업들과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휴대폰은 최고의 제품으로 꼽힐 정도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중동지역 에어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LG전자는 리비아 축구협회와 공동으로 세계 유명 프로팀을 초청,다음달 트리폴리에서 대규모 축구대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마케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 상반기 중동시장에서 40%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한 현대자동차는 상용차시장에서도 일본에 이어 2위 자리에 올라섰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