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에 '계약금 4%대'의 파격적인 분양조건이 등장했다. 미분양에 따른 금융비용을 장기간 부담하기 보다는 물량을 최대한 빨리 소화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월드건설은 경기 광명시 광명5동에서 분양 중인 '광명 월드메르디앙'의 계약금 비율을 종전의 10%(분양가 대비)에서 4.5(24평형)∼4.8%(32평형)로 대폭 낮추기로 했다. 이와 함께 중도금도 기존의 이자후불제에서 무이자로 전환했다. 무이자 적용 비율은 분양금액의 30~50%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 계약금 1천만∼1천5백만원만 납입하고 나머지는 오는 2007년 4월 입주 때 지불하면 된다. 월드건설측은 형평성을 고려해 기존 계약자들에게도 중도금 무이자 융자를 적용키로 했다. 광명 월드메르디앙은 일반분양분 3백10가구(전체 5백77가구 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물량) 중 2백여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분양가를 인근 단지보다 저렴한 평당 8백97만∼9백47만원으로 책정했지만 계약률은 35%선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김학수 광명 월드메르디앙 분양사무소장은 "어차피 미분양이 장기화되면 손해가 커지기 때문에 금융조건을 대폭 완화키로 했다"면서 "파격적인 분양조건 변경이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