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성관계시 남녀가 극명하게 구분되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음향 효과',즉 '신음소리'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신음소리를 더 크게,더 섹시하게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실 의학적으로는 여성이 특별히 남성보다 신음소리를 더 크게,더 많이 내야 될 이유는 없다. 평상시 심박동률은 분당 70회지만 오르가슴시에는 심장의 한계치인 분당 1백80회까지 상승한다. 호흡은 남자는 3배로 급증하고,여성은 그 횟수가 조금 더 늘어나 남녀 모두 거친 숨소리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렇지만 구조상 여성이 신음소리를 더 크게 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굳이 그 이유를 따져보자면 포르노와 같은 음란물의 영향이 큰 게 아닌가 싶다. 포르노에서는 유독 여자 연기자들이 신음소리를 크게 낸다. 같은 여성들이 보더라도 '정말 저렇게 좋을 수가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그래서 간혹 일부 여성들은 포르노 배우들처럼 신음소리를 내지 못하는 자신이 불감증일 것이라는 불안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음란물 시청자가 남성이라는 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여성이 최고에 도달하는 것처럼 과장해서 찍어야만 상품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처럼 음란물에 길들여진 남성들은 여성의 신음소리를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심지어 여성의 신음소리를 들어야만 흥분하는 남성들까지 있다. 이 같은 남성들의 단순한 속성을 여성은 이미 다 알고 있는 까닭에 상대를 배려하는 의미에서 일부러 신음소리를 내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문제는 남성이 여성의 이런 배려를 눈치 채지 못하고 자신의 정력이 매우 대단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모든 여성이 거짓으로 신음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절정에 도달하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탄성과도 같은 소리가 나오게 마련이다. 때문에 아무리 '좋은 척 연기'를 잘 하는 여성이라도 실제로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 분명하다. 자신의 만족만을 위한 섹스가 아닌 상대방을 배려하는 섹스에 대해 우리나라 남성들은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민영기 연세합동비뇨기과 원장 www.bin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