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장비·제지업체 연휴에도 라인 풀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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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해 섭섭하지만 일이 있다는 건 행복한 거 아닙니까."(류지현 포리코리아 제품개발팀 대리)
일감이 밀려 추석연휴에도 공장을 쉴 수 없는 '알짜배기' 중소기업이 많다.
자동차부품,반도체장비,LCD관련제품 등 비교적 경기가 좋은 업종의 업체들과 수출주문이 늘고 있는 제지업체들 가운데 추석연휴를 반납한 업체들이 많다.
자동차 관련 장비업체인 시화공단의 포리코리아는 현대자동차에 납품할 검차장비를 생산하느라 추석연휴를 반납한 케이스. 연휴기간 납품할 제품은 완성차의 바퀴정렬 상태를 확인하는 검차장비인 '휠 얼라이너'. 이어 이 장비를 쌍용자동차에 2대,기아자동차에 1대를 각각 납품해야 한다.
생산은 물론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 시운전까지 해줘야 하기 때문에 90명의 직원 중 약 80명은 일을 해야 한다. 이 회사의 김종진 사장은 추석연휴 동안 바이어와의 상담을 위해 중국으로 떠났다.
오강세 포리코리아 부사장은 "납품스케줄이 빡빡하게 채워져 있어 명절에도 쉴 수 없다"며 "수고하는 직원들에게 월말 지급될 예정이던 정기상여금과 월급을 미리 지급했고 10월 말이나 11월 초쯤 여유가 생기는 대로 대체 휴가를 보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이미 계약한 수출건의 납기를 맞추기 위해 이번 추석 연휴를 포기했다. 이 회사는 중국 BOEOT사와 대만 프로모스로에 LCD장치 1대 및 반도체 장비(화학증착장치) 1대를 월 말까지 내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 광주의 연구소와 생산직원 대부분이 평소처럼 근무할 예정이다.
특히 해외영업 담당 직원들은 중국 대만 일본 미국 등 해외고객들과의 상담을 위해 본사에서 손님을 맞거나 해외출장을 떠날 예정이다.
LCD TV생산업체인 현대이미지퀘스트는 추석 당일을 제외하곤 경북 김천공장을 정상 가동하기로 했다. 유럽시장이 본격적인 성수기에 들어선 데다 미국에 대한 수출이 올 들어 8월까지 4천3백만달러로 작년동기보다 1백50%가량 급증하는 등 주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쇄용지를 생산하는 제지업체들도 바쁜 추석을 보낼 전망이다. 미국 등에 대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신호제지 신탄진공장의 경우 추석 당일만 쉬고,오산 공장은 평소처럼 24시간 돌리기로 했다. 오산 공장의 경우 지난 7∼8월 두 달 간 공장 유지·보수 공사를 하느라 수출 오더가 많이 밀려 있는 상황이다. 신호제지 관계자는 "수출 오더가 매월 1만t가량 이월되고 있어 공장가동을 멈출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솔제지도 추석 연휴동안 생산능력이 가장 큰 장항공장은 계속 가동하기로 했다. 주문된 제품의 납기를 맞추기 위한 것이다.
한편 대기업의 경우 철강 석유화학 정유 화학섬유 반도체 LCD 등 장치산업은 예년과 같이 올 추석연휴 기간에도 정상 가동한다. 또 LG전선은 선박용전선 등을 생산하는 안양공장과 초고압케이블 등을 만드는 구미공장을 추석연휴기간에도 24시간 가동키로 했다. 안양공장은 최근 미국 업체로부터 6백만달러어치의 선박용 전선을 수주한데 따른 것이다.
임상택·문혜정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