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할 곳이 없다"는 푸념이 부쩍 많이 들리고 있다.


주가는 800선에서 일단 주춤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은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거품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늘어가고 있다.


내집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실수요자들조차도 주택 매입 시기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금금리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사실상 손해를 보는 수준인 연3%대까지 추락했다.


주식,부동산,예금 중 어떤 것도 투자심리를 복돋우는 재료가 없는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좀체 가늠하기 힘든 지금,가급적 전문가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보는 것이 유익하다.


재테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의 공통된 주장이 무엇인지,또 서로 다른 의견은 무엇인지를 살펴봄으로써 자신만의 모범답안을 보다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재테크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4·4분기 재테크 환경과 전략'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부동산 시장이 4·4분기에도 지속적인 침체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시장은 완만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박스권 장세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금금리의 경우 소폭 상승과 소폭하락으로 양분되는 모습이었다.


◆아파트와 상가는 침체,토지는 부분 강세=대부분 재테크 전문가들은 아파트와 상가시장이 계속 침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성환 외환은행 PB팀장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와 오피스텔,상가시장은 더욱 침체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형숙 제일은행 PB는 "부동산시장은 리디노미네이션(화폐 액면 변경) 여부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으며 전반적으로는 상승 가능성 쪽에 비중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토지시장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팀장과 장재원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을 제외한 4명이 모두 토지 가격 강세를 예상했다.


◆투자유망 부동산=어느 지역 부동산이 유망한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서 팀장은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와 서울 강남·용산지역 상가를 추천했다.


"비인기지역은 거래가 중단될 정도로 침체가 예상되지만 강남권과 용산 등 인기지역은 최소한 보합 이상을 나타낼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조 팀장은 투기과열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강원도 원주 등 틈새지역의 아파트나 토지,서울 뉴타운지역,서해안 개발호재지역 등을 뽑았다.


장 팀장은 투기지역에서 해제된 지역과 새로 개발될 기업도시 주변,판교 등 신도시 중 분양원가 연동제가 적용되는 지역에 관심을 가지라고 권유했다.


강우신 기업은행 재테크팀장은 수도권 농지를,김 PB는 저평가된 임야를 각각 추천했다.


◆내집마련 적기=올 연말 또는 내년 상반기를 적기로 보는 견해와 2∼3년 후를 추천하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올 연말∼내년 상반기를 주장한 서 팀장은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로 연말까지 급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유망지역에서의 내집마련은 지금 같은 침체기가 적기"라고 말했다.


2∼3년 후와 2006년을 각각 추천한 장 팀장과 조 팀장은 수급요인을 중시했다.


조 팀장은 "지금은 부동산 활황기인 2001∼2003년에 분양한 아파트들이 완공되고 있어 공급우위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올해 아파트 건설이 급감한 영향으로 3년 뒤인 2007년엔 신규주택 물량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여 그 전인 2006년이 최적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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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전망


급등이나 급락을 예측하는 전문가는 없었다.


대부분 종합주가지수 800을 사이에 둔 강보합 또는 약보합을 예상했다.


투자유망 주식으로는 신한금융지주 등 금융주가 많았고 삼성전자 현대차 농심 하이트 등 우량주,LG석유화학 등 배당주 등을 꼽았다.


금융상품으로는 해외투자펀드,적립식펀드,배당주펀드,단기채권형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을 많이 추천했다.



<>재테크 전략포인트


서춘수 팀장은 "10월부터 연말정산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며 "장기주택마련저축,연금저축 등에 가입해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5백만원 이상이 필요하므로 미리미리 목돈을 마련해놔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장.단기 금리차가 0.5%포인트 미만이므로 장기투자로 유동성을 제한할 이유가 없다"며 단기투자 중심전략을 제안했다.


장 팀장도 "유동성 확보"를 제1원칙으로 제시했다.


조 팀장은 "부동산은 물론 금리나 주가도 정부정책에 따라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많은 시기"라며 "무엇보다 정부정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식·최철규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