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거액자산가들 사이에 최고의 인기금융상품으로 떠올랐던 '엔화스와프예금'은 지금도 투자할 만할까. 엔화스와프예금은 고객이 원화를 가져오면 이를 엔화로 바꿔 외화정기예금에 예치해 뒀다가 만기 원리금을 엔화로 지급하면서 즉시 원화로 환전해주는 상품이다. 금리는 연0.05% 수준(3개월 만기 기준)으로 미미하지만 은행이 원·엔화 예금의 금리차를 감안,3%가량의 프리미엄(스와프레이트)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수익률은 3%가 넘게 나온다. 특히 선물환 마진이 비과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후 실효수익률로는 일반 정기예금보다 1% 포인트가량 높다. 그러나 이제는 엔화스와프예금에 대한 관심을 거둬들여야 한다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정부 당국이 세법을 고쳐 스와프레이트 등 파생상품 거래차익에 대해서도 과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파생상품 거래차익에 대해 이르면 오는 2006년부터 10%의 세금을 매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이미 지난 21일 국무회의를 열어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해 놓은 상태다. 얼핏 보면 스와프레이트에 대한 과세가 2006년 이후부터 이뤄지므로 지금 투자하는 것은 문제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위험이 크다. 소급과세(법 개정 이전에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도 개정법률을 적용해 과세하는 것)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여러차례에 걸쳐 소급과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급과세가 이뤄지면 지금 가입하는 고객들은 손해를 입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신한 등 일부 은행은 신규판매를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민,외환,하나 등 엔화스와프예금을 여전히 팔고 있는 은행들은 신규 가입자에게 "향후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설명하고 이에 동의한 고객들로부터만 예금을 받고 있다. 엔화스와프예금의 메리트가 세법개정으로 시들해지면서 다른 형태의 외화정기예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환은행의 '프리미엄 외화정기예금'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외화정기예금에 옵션을 접목,환율상승에 따라 외화정기예금에 비해 최고 3∼4배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예금 만기 때 지급할 예금통화(원화 또는 외화)에 대한 행사권을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매입하고 기간별 외화정기예금 이자 및 별도의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상품으로서 외화정기예금 이자의 최대 3∼4배까지 수익을 낼 수 있다. 종전엔 법인과 개인사업자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최근 개인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판매대상을 확대했다. 예치통화는 미국달러(USD)만 가능하고 예치기간은 15일,1개월,2개월,3개월 등 모두 4종류가 있다. 최소 예치한도는 1만달러이며 최고한도는 없다. 가입자는 통장을 개설할 때 '기준환율+(10원,15원,20원,25원,30원)'으로 구성돼 있는 약정환율 조합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고객이 선택한 약정환율보다 예금 만기일의 환율이 높을 경우 고객은 이자와 프리미엄은 외화로 받고 원금은 약정환율을 적용한 원화로 지급받는다. 반대로 약정환율이 만기환율보다 높으면 이자와 프리미엄뿐 아니라 원금까지도 외화로 지급받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예금 가입 3개월 후 환율이 지금보다 10원 상승하면 이자,프리미엄,환차익 등을 합쳐 연 10% 내외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