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금리가 연 3%시대에 접어 들면서 금융소비자들의 투자패턴도 변하고 있다. 정기예금에서 돈을 빼 내 은행에서 판매중인 간접투자상품들로 "갈아타기"를 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 8월 단행된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시점을 전후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은행계정에서 6조5천3백75억원이 빠진 데 이어 8월에도 3조9천4백97억원이 이탈,두달 동안 시중은행의 수신고가 10조4천8백72억원이나 감소했다. 반면 투신사로 들어오는 돈은 지난 7월과 8월 각각 6조8천3백45억원,3조8천8백97억원을 기록,총 10조7천4백2억원이 늘어났다. "은행을 떠난 자금이 고스란히 투신사로 자리를 옮겨가고 있는 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투신사로의 자금 쏠림 현상은 9월 들어 더욱 두드러졌다. 9월 한 달 간 투신권의 유입자금 규모는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행들이 팔고 있는 간접투자 상품들 가운데 요즘 주류(主流)를 이루고 있는 것은 각종 해외 지수연동예금 상품들이다. 이들은 잘만 투자하면 현재 연 3%대에 머물고 있는 정기예금보다 2배 이상 높은 이자율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시중은행들이 선보이고 있는 해외 지수연동예금 상품들은 지난해 인기를 모았던 국내 주가연동상품과 마찬가지로 '기준지수'를 기준으로 몇 % 상승 또는 하락했느냐에 따라 얼마의 이자를 주는 식으로 이율이 결정된다는 특징이 있다. 요즘 들어 지수연동예금에 대한 투자패턴은 '국내 주가지수 연동예금은 지고,닛케이 연동은 뜬다'고 요약할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약세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주식시장의 경우 일본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협이 판매중인 닛케이연동예금2호는 닛케이225지수에 연동해 모집된 자금을 대출금 및 유가증권 등으로 운용하게 된다. 원금보장이 되며 닛케이지수 변동에 따라 최고 연 18.59%의 수익을 낼 수 있다. 다음달 7일까지로 예정된 모집기간 중에 가입하면 연 3.8%의 이율이 보장된다. 국내 및 일본 주가지수 연동상품 이외에 최근들어 하나 둘 선보이고 있는 '틈새'상품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증시,닛케이 지수연동예금에 이어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게 바로 환율연동예금이다. 국민은행이 운영중인 PB센터 'Gold&Wise' 아시아선수촌 지점의 심우성 팀장은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2종류의 환율연동 상품을 각각 1천억원씩 팔았는데 모두 2∼3일 만에 판매가 끝났다"며 환율연동예금에 관심을 기잘 것을 권했다. 환율연동예금에 자금이 몰릴 조짐을 보이자 시중은행들도 관련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에 이어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도 관련상품을 최근 선보였다. 미국국채지수 연동예금은 씨티은행 서울지점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는 한미은행이 국내 금융시장에 첫선을 보인 상품이다. 1차 판매분은 지난 22일 마감됐지만 한미은행측은 앞으로도 이 상품을 꾸준히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미은행이 출시한 이 상품은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의 국채지수에 연동된 것이다. CBOT의 '국채지수'는 미국 장기 채권시장의 움직임을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수를 말한다. 이 상품은 기존 국내에서 나온 주가연계상품처럼 원금이 1백% 보장될 뿐만 아니라 최대 연 7%까지 이자수익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