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CEO 열전] (23) 황사장의 첫 번째 보험세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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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던 1993년 7월 어느날이다.
회사(푸르덴셜생명)에서 돌아온 황우진씨(당시 39세)는 저녁식사를 마치자 마자 다시 정장을 차려입고 대문 밖으로 나가 자기집 벨을 눌렀다.
'딩동'
'누구세요.' 손님이 찾아온 줄 알고 대문을 열어준 부인에게 그는 15도 각도로 머리를 숙여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푸르덴셜생명보험 라이프 플래너(보험설계사) 황우진 입니다. 좋은 보험상품이 있어 소개드리러 왔습니다."
'이 양반이 벌써 더위를 먹었나?' 처음엔 농담으로만 여기던 그의 부인.하지만 진지한 남편의 표정은 괜한 농담만은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날 인사부장에서 지점장 발령 통보를 받은 황씨가 아내를 상대로 첫 보험 세일즈에 도전한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부인은 끝까지 '보험의 필요성을 모르겠다'며 가입을 거절했다.
다음날 회사에 출근한 황 지점장은 아내를 설득하기 위한 논리개발에 골몰했다.
'보험이란 무엇인가? 보험이란 무엇인가?' 수백번을 묻고 또 물었다.
"독서백편의자통(讀書百遍義自通) 비슷하게 자문자답을 거듭하다보니 문득 '깨달음'이 오데요."
'보험이란 사랑이다. 생명보험이란 한 가족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족이 흩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바람막이다.'
퇴근 후 황 지점장은 다시 설계사의 신분으로 자신의 집을 '방문'했다.
새벽 2시까지 설득한 끝에 결국 그의 부인을 첫 번째 고객으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