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맛 열풍이 불고 있다.


작년 가을부터 시작된 매운 맛 열풍이 프랜차이즈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웬만한 핵심상권에서는 매운 맛 메뉴가 아니면 장사가 안될 정도이다.


매운 맛과 불황은 과연 어떤 함수관계가 있을까.


최근 유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매운 맛 아이템 불닭이 과거 '안동찜닭'처럼 일과성으로 그칠지,아니면 롱런의 길을 걸을지 관심거리다.


불닭전문점인 '불타는삼국지 신정점'과 소자본창업 아이템인 '맛대로치킨 구리점' 두 점포를 통해 매운 맛 열풍의 실상을 알아본다.


■ 불타는삼국지 신정점


가게 주인 배영철씨(44)는 음식장사 초보다.


지난 7월19일 문을 열었으니 이제 두 달 남짓 지났다.


부산 해운대에서 사우나를 운영하던 그는 사우나가 찜질방에 밀려 내리막길을 걷자 불닭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업종에 뛰어들었다.


"믿는 건 장사 경험밖에 없었지요.


걱정 많이 했는데 지금까지 고객 반응은 아주 만족할 정도입니다."


불닭은 기름기가 쏙 빠진 고단백질 닭고기다.


소스에 청양고춧가루가 절반 이상 들어가 매우면서 뒷맛이 개운하다.


스트레스 해소에 만점이란 얘기다.


또 매운 맛은 중독성이 있어 자주 먹다보면 쉽게 떨치기가 힘들다는 게 조리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배 사장의 불닭 메뉴는 맛과 부위별로 나뉜다.


'매콤불닭'은 뼈를 발라 낸 다리살을 재료로 만드는데 매운 맛이 가장 강하고 담백하다.


20,30대들이 술 안주로 좋아한다.


매운 맛이 강하기 때문에 맥주를 곁들여야 제격이다.


점주 입장에선 매출이 동반 상승하는 셈.닭 한마리를 통째로 잘라 소스를 바른 '고추장바베큐'는 매운 맛이 매콤불닭보다 덜해 10대들이 좋아한다.


"10대들은 매운 맛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고기를 다 먹고 소스에 라면이나 밥을 비벼먹는 경우가 많아요.


얼얼한 느낌이 완화되기 때문입니다."


닭발이나 날개 부위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조조닭발' '바람난 날개' 같은 메뉴도 마련돼 있다.


이들 주력 메뉴의 가격은 1만∼1만2천원.부대메뉴로는 계란찜 누룽지 라면 쫄면 떡사리 등이 있는데 비록 가격은 1천5백∼3천원이지만 매출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


불닭의 인기 급부상으로 불타는삼국지 인근 반경 1백m에는 불닭전문점이 5개나 들어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중 배 사장의 점포는 가게문 바로 앞에 택시,버스 정류장,지하철 출구가 나란히 있어 입지에서 가장 유리한 편이다.


"점포 빌리고 시설을 갖추는 데 총 2억5천만원 들었는데 두달 동안 1억5천만원 정도 번 것 같아요.


하루에 적어도 2백5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린 겁니다.


마진이 40% 정도 되니까 1년이면 투자비는 다 건지는 셈이지요." 배 사장은 불닭 메뉴 인기가 웰빙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져 적어도 5년은 간다고 믿고 있다.


본사 1588-9288(www.ddf.co.kr),신정점 (02)2648-0636


■ '맛대로치킨' 구리점


경기 구리시 수택동에서 이응휘(53),나원옥(47)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맛대로치킨" 구리점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규모 치킨 전문점이다.


9평 남짓한 점포는 동네 이면도로에서도 더 들어간 작은 골목에 있다.


입지로는 C상권에 불과한 곳.하지만 지난 6월초 점포 문을 연 이래 월 평균 매출 1천1백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창업비용이 점포임대비를 포함해 총 4천2백만원밖에 들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알짜배기 장사인 셈이다.


이 점포의 경쟁력은 매운 맛이 강한 치킨떡볶이와 매콤한 바비큐 치킨.이 두가지 메뉴가 매출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치킨과 떡볶이를 한데 넣어 만든 치킨떡볶이 인기가 최고지요.


요즘 매운 맛이 아니면 장사가 안된다는 얘기가 실감납니다.


남녀노소 다 좋아하기 때문에 어떤 집은 이틀에 한번씩 주문하기도 해요."


이씨는 치킨전문점을 하기전에도 13년간 장사를 했다.


제과점,편의점,생활용품점 등 이것저것 다 손을 대봤다.


그러나 매번 본전도 못 건지고 문을 닫아야 했다.


지난 6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선택한 업종이 바로 치킨떡볶이점.점포 임대보증금 1천만원,인테리어 및 주방설비비 2천8백만원,가맹비 3백만원,초도물품비 80만원,중고 오토바이 20만원 등 모두 4천2백만원 들었다.


점포는 이씨 부부 둘이서 운영한다.


주방과 홀은 아내가 책임지고,배달은 남편 몫이다.


점포가 있는 구리시 수택동은 5천여세대의 다가구 주택 밀집지역으로 서민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치킨떡볶이 안주에 맥주 한잔 하려는 손님들이 많아 배달에 의존하는 다른 치킨점과 달리 배달매출과 매장매출이 절반씩이예요.


이 때문에 배달직원을 쓰지 않고 제가 직접 배달을 나가는 거지요.


주인이 배달을 직접 가면 고객관리에도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본사(02)2666-3340(www.matdaero.co.kr)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