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일자) 설상가상의 유가 50달러 시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주춤하던 국제유가가 다시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하는 등 급등세로 반전돼 과연 어디까지 오를지 불안하기만 하다.
지난 28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1월 인도분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장중 한때 배럴당 50.47달러까지 치솟는 등 그동안 우려해 왔던 유가 50달러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원유수입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역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는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문제는 국제유가의 고공 행진이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배럴당 60달러대까지 오를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결코 기우라고만 할 수도 없다.
기본적으로 공급측의 투자는 부진한 가운데 유류소비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등 구조적인 수급 문제가 있는데다 이번 유가 속등에 영향을 미친 나이지리아의 정정불안과 허리케인의 영향뿐 아니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지에서의 끊이지 않는 각종 공급불안 요소들로 인한 리스크까지 감안하면 특히 그렇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내수침체가 더욱 장기화될 것은 말할 것도 없고,급감한 8월 경상수지 흑자규모에서도 이미 드러나고 있지만 수출둔화 수입급증 또한 본격화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성장률은 더 떨어지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로서는 국제유가의 장기화 내지 고착화를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운용방향을 비롯 물가안정대책,재정금융정책,석유 등 원자재 확보 대책과 기업경영 안정방안 등 모든 정책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늘 강조하지만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로의 개편은 물론 해외자원확보, 신ㆍ재생 에너지 개발 등의 대책도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위기가 닥치면 법석을 떨다가 조금이라도 나아진다 싶으면 잊고 마는 잘못을 결코 되풀이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