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와 금융회사의 잇단 대출 축소 등으로 신용경색 현상이 심화하면서 시중 통화량의 근간이 되는 본원통화마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29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20일 현재 본원통화(은행 지급준비금+현금통화) 규모는 36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9%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런 감소세가 이달 말까지 지속될 경우 1999년 1월(-8.7%) 이후 처음으로 월별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된다.


본원통화 증가율은 지난 99년 12.1%에서 △2000년 20.0% △2001년 11.5% △2002년 14.3% 등 두자릿 수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다 경기가 가라앉기 시작한 2003년엔 6.5%로 떨어졌다.


올 들어서도 1월 9.6%에서 5월엔 5월 5.2%로 낮아진 뒤 △6월 4.3% △7월 3.2% △8월 2.8% 등으로 계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본원통화 가운데 내수경기 흐름을 직접 반영하는 현금통화는 이달 20일 현재 19조1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줄었다.


이처럼 통화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내수부진으로 기업과 가계의 자금수요가 감소한 데다 최근 들어 금융회사들이 중소기업과 개인에 대한 대출을 축소하거나 적극 회수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금융계 관계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엔 추석이 올해보다 보름가량 빨라 시중에 돈이 상대적으로 일찍 풀렸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월말이 돼야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