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9일 중·고등학교의 검정교과서를 공급하는 출판사들이 담합해 교과서 값을 동일하게 한 뒤 과목별 이익금을 균등배분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제4정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승민 의원과 국회 교육위 소속 이주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중·고등학교 검정교과서 발행조합에 가입한 출판사들은 지난 2000년부터 과목별로 이익금을 균등배분하고 있다"며 "일부 출판사의 경우 매출액보다 이익금이 더 많은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4학년도의 경우 중학교 검정교과서를 발행하는 40개 출판사가 올린 이익금은 53억원이고,이를 균분함에 따라 매출액보다 이익금이 더 큰 출판사가 9개에 달했다. 고등학교 검정교과서의 경우 62개 출판사 중 6개사가 이익금이 매출액보다 더 많았다. 두 의원은 '이익금은 동일과목 내에서 책별로 균분한다'는 내용이 담긴 중학교검정교과서발행조합과 고등학교검정교과서발행조합의 합의서 내용도 공개했다. 두 의원은 "이익금을 균등 배분함에 따라 출판사들이 검정교과서의 질을 개선하는데 소홀히 할 우려가 있다"며 "그 결과 학생과 학부모는 부실한 교과서로 인해 피해를 볼 뿐만 아니라 참고서를 따로 사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이 같은 담합행위와 함께 검정교과서 출판사들의 협회 가입을 강제한 한국교과서협회 정관도 공정거래법에 위배된다"며 "그런데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