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거짓말 탐지기보다 정확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뇌파 분석장치를 수사에 이용하기로 했다. 대검 과학수사과는 지난 20일 수사과학화의 일환으로 뇌파 분석장치를 도입,수사에 활용하기로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장치는 사람의 뇌가 자신이 익히 알고 있는 친숙한 이미지와 처음 접하는 생소한 이미지를 봤을 때 상이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에 착안,의료용으로 고안됐던 것을 수사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변형한 것이다. 뇌에 친숙한 자극이 주어졌을 때 0.3초 이후 뇌에서 양극전위가 급격히 증가,뇌파 그래프상 큰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 이 장치의 핵심이다. 생리심리학 전문용어로 'p300'이라고 일컫는다. p300을 과학적 수사에 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알려진 것은 92년 전후의 일로 학계에서는 p300의 정확도가 95∼98%에 이른다고 보고하고 있다. 김종률 대검 과학수사과장은 "뇌파탐지기의 수사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전문가들과 공동연구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라며 "뇌파분석과 심리학을 이용한 수사는 범죄자에게 더이상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케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이 p300을 '증거능력'이 있다고 인정해줄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거짓말 탐지기의 경우도 수사 보조도구로만 사용될 뿐 법적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검찰은 '거짓말탐지기 검사'란 용어를 법원과 일반인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심리생리 검사'라는 용어로 대체해 사용하기로 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