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젊은이들에게 해당되는 것이긴 하지만 생활패턴과 취향에 따라 정말 다양한 족(族)들이 존재하고 있다. 자녀없이 부부만의 생활을 즐기는 딩크족이 있는가 하면 아이 대신 애완동물을 선호하는 딩펫족,맞벌이 부부로 경제적인 여유는 있지만 시간이 없어 돈을 쓰지 못하는 딘트족,맞벌이 탓에 일에 지쳐 성생활조차 하지 못하는 딘스족 등 우리 주위에는 '○○족'이라 이름 붙여진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본업 외에 부업을 갖는 문라이트족,스피드문화에 반기를 들면서 느리게 살며 생활의 여유를 갖자는 다운시프트족도 있다. 그런가 하면 축구경기장의 난동꾼인 훌리건에서 유래한 네티건(netigan)들은 인터넷 게시판을 돌아다니며 특정집단을 맹목적으로 옹호하거나 비난하는 일들을 자행한다. 대통령 탄핵 당시 그 위력을 떨쳤다. 요즘에는 소위 '1인 미디어'로 불리는 '펌킨족'이 전파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펌킨은 다른 사람이 인터넷에 올린 콘텐츠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퍼온다는 인터넷 속어인 '펌'과 네티즌이 즐거움이라는 의미로 즐겨 사용하는 '킨'(KIN을 세로로 세우면 '즐'자가 됨)을 합성한 글자다. 콘텐츠를 퍼나르는 것을 즐기는 이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은 '퍼뮤니케이션(permunication)'이라는 신조어로 불린다. 펌킨족의 영향력은 TV연속극 '파리의 연인'과 국민연금의 문제점을 지적한 '국민연금의 비밀'에서 이미 증명됐다. 이들 내용이 인터넷상에 퍼지면서 순식간에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펌킨족은 스스로의 취향을 즐기는 자발성에다 적극성까지 띠어 구전효과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기업들은 벌써부터 펌킨족을 활용하는 기업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고 한다. 호기심을 유발하기만 하면 홍보효과가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시대에 앞으로 어떤 족들이 나올지는 아무도 예측키 어렵다. 기존의 족은 물론이고 미래의 족을 미리 짚어내는 일이야말로 이제 마케팅이나 홍보담당자들의 본업이 되어가는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