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업계 '유럽 대혈전'] 국산차, 기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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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지난달 2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 판매본부에서 유럽시장 공략방안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는 유럽본부 신사옥 건립계획과 향후 출시될 유럽형 디젤소형차 개발방향도 논의됐다.
정 회장은 "실용적이면서 유럽 소비자의 감성에 어필하는 디자인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현대차 관계자는 전했다.
현대차가 그간 북미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현대차 특유의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 8월까지 유럽 내 판매는 19만8천여대(등록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가 늘었다.
기아차도 9만4천여대로 25% 이상 증가했다.
그리스에서는 유럽메이커는 물론 일본업체마저 제치고 지난달 판매 1위에 올랐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99년 연간 6천여대에 그쳤던 판매대수가 4년만인 지난해 3만대로 5배나 늘었다.
브랜드 인지도 역시 2%에서 15%까지 상승했다.
엄광흠 현대차 독일판매법인장은 "지난달 스웨덴에서는 볼보 사브 등 내로라 하는 현지 메이커를 누르고 딜러만족도 1위에 오르는 등 유럽 각국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 역시 이탈리아에서 지난 96년 6백대에 그쳤던 판매량이 지난해 2만6천대로 8년만에 40배 이상 급증하는 등 유럽시장에서의 전방위 공세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같은 현대차의 약진은 투싼 스포티지 클릭 등 현지 시장에 적합한 차종이 잇따라 히트를 치고 월드컵 후원 등 스포츠 마케팅의 성과라는 게 현대차의 분석.
하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당장 "유럽 승용차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디젤 승용차의 출시가 급선무"(장클로드 드바르 현대차 프랑스 사장)다.
고연비와 유럽 환경기준을 충족시킨 디젤엔진 승용차를 조만간 출시,제품력을 강화할 계획이지만 현지에서 어떠한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자동차업체들이 비용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회복한 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경우 현대차의 이같은 약진이 지속될지 아직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