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에서만 40년을 근무해 온 정통 롯데맨 임승남 롯데건설 사장(66)이 30일 사임했다.


임 사장은 지난 64년 일본 롯데 공채 1기로 입사하면서 롯데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롯데제과 롯데칠성 호텔롯데 롯데건설 등을 두루 거치며 그룹 내 굵직한 프로젝트에 모두 참여해 한때 신격호 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5년간 중동 건설현장 사업본부장을 지낸 것을 비롯 잠실 롯데월드 건설 등 그룹의 주요 건설프로젝트를 맡아 추진할 정도로 엔지니어로서의 능력을 높게 평가받았다.


임 사장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지난 98년 외환위기 직후 롯데건설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면서부터.당시 5천억원에 가까운 빚에 허덕이고 있는 롯데건설을 불과 3년여 만에 건실한 흑자기업으로 전환시켜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임 사장의 경영스타일은 '수주 우선주의,불도저 경영'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98년 취임 당시 업계순위 18위의 롯데건설을 5년 만에 8위권으로 끌어올렸다.


매출도 98년 7천1백억원에서 지난해엔 2조2백억원까지 3배 이상 신장시켰다.


주택시장에서는 '롯데캐슬''롯데낙천대'라는 브랜드를 선보여 주택명가의 이미지를 한껏 높였다.


임 사장은 그러나 지난해 말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시작되면서 고비를 맞았다.


실제로 임 사장 스스로 지난 7월 대선자금 수사종결 이후 거취를 놓고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의 한 관계자는 "그룹에 누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누차 밝혔는데 그것이 사임의 배경일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그룹의 성격상 건설업을 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 온 롯데건설을 단기간에 업계 선두권에 진입시켜 놓은 것은 전적으로 임 사장의 공로"라고 평가하고 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