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0일 오전 재경부 간부회의에서 "밖에서는 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우리(재경부)만 5% 달성이 가능하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간부들을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이승우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이날 오후 예고 없이 기자실을 방문,"국제 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 5.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황이 나빠질 경우 4%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해 정책당국자로서는 처음으로 4%대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날 새벽(한국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2%에서 4.6%로 하향 조정하는 등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전망치가 갈수록 낮아지자 이 부총리가 간부회의에서 처음 5% 성장 달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부총리는 "추석연휴 전에 내가 당신(간부들)들에게 '나를 찾지도 말고 내가 당신들을 찾지도 않을 테니 잘 쉬라'고 말했는데,국제 유가가 연휴기간 중에 치솟으니까 이승우 국장한테 전화하려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번씩 했다"고 말하는 등 국제유가 급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국장은 "상반기 성장률이 5.4%였는데도 IMF가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4.6%로 낮춘 것은 너무 심하다"며 "두바이유 기준으로 유가가 현재 수준(배럴당 37∼38달러)을 유지한다면 경제성장률은 올해 5%,물가 상승률은 3.9%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나빠질 경우에는 경제성장률이 5%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