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퇴직 간부 중 절반 정도가 금융회사 감사 이사 등 임원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현재까지 금감원을 퇴직한 89명 가운데 47.2%에 달하는 42명이 피감독기관인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회사의 감사 등으로 옮겨간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 퇴직자의 금융권별 취업현황을 보면 △캐피털 등 비은행 16명 △증권회사 11명 △은행 9명 △보험회사 6명 순이었다. 특히 올해에는 금감원 퇴직자 25명 중 절반이 넘는 14명이 금융회사 임원으로 취업했다. 2002년 이후 금감원 출신 금융회사 취업자 중 5명 정도만 퇴직 후 6개월에서 1년10개월 정도 지난 뒤 재취업했을 뿐 나머지 퇴직자들은 퇴직 당일이나 같은 달에 금융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또 올해 금감원 출신 금융회사 취업자 14명은 모두 퇴직한 당일이나 같은 달에 바로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99년 이후 금감원 퇴직자 중 금융회사 임원으로 재취업한 73명 가운데 49명이 감사직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권 의원은 "금감원 퇴직 간부가 피감독기관에 취업하면 금감원이 제대로 감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권 의원에게 제출한 '금감원 임직원의 금융회사 감사 취업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오히려 금융회사에서 금융실무 등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축적한 금감원 출신을 감사로 선호한다"며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최명진 기자 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