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앞으로 15년 뒤면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를 웃도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이로부터 불과 7년 후엔 노년층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超)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4백17만명으로 총인구의 8.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8.3%)에 비해서는 0.4%포인트,10년 전인 1994년(5.7%)에 비해서는 3.0%포인트 높은 것이다. 이처럼 급속한 고령화 추세는 생산인구 감소로 인한 성장잠재력 저하와 연금지급 확대에 따른 재정수지 악화 등으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 2000년 총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년층 비중이 7.2%를 기록,'고령화사회(노년층 비중 7% 이상)'에 들어섰으며 2019년에는 이 비중이 14.4%까지 올라가 '고령사회(14% 이상)'에 진입하고 2026년에는 노년층 비중이 20.0%에 이르러 '초고령사회(20% 이상)'가 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데 불과 19년이 걸려 프랑스(1백15년) 노르웨이(92년) 미국(72년) 독일(40년)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가장 빨리 고령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단 7년만에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프랑스(40년) 스웨덴(39년) 영국(44년) 등 세계 주요국의 고령화 속도를 크게 앞지를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도시에 비해 농촌의 고령인구 증가속도가 빨라 전국 2백34개 시.군.구가운데 경남 의령군과 남해군 등 30곳은 이미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20%를 넘어서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빠른 고령화 추세는 최근의 저출산 풍조와 맞물려 젊은이들의 어깨를 점점 무겁게 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를 14세이하 유년인구로 나눈 '노령화 지수'는 올해 43.3에서 2010년엔 62.0로 올라선 뒤 2019년엔 1백2.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노령화 지수가 100을 넘는다는 것은 노인인구가 유년인구보다 많다는 의미다. 올해는 노인인구가 유년인구 1백명당 43명정도에 불과했지만 15년쯤 뒤엔 유년인구보다 노년층 인구가 1백명당 2명가량 더 많아진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15세부터 64세사이의 경제활동인구가 부양해야 할 65세 이상 인구 비율을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12.1%에서 2020년엔 21.3%,2030년에는 35.7%로 높아질 전망이다. 올해는 생산가능 인구 8.6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지만 2020년에는 4.7명,2030년에는 2.8이 노인 1명을 책임져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고령인구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어 지난해 65세 이상 노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8.7%로 2002년(30.7%)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고령인구 10명가운데 7명이상이 돈벌이 수단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고령화로 인해 한국 경제에 남은 시간은 불과 15년 남짓"이라며 "15년내에 우리 경제를 선진국 경제로 한단계 도약시키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