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기업 GE의 파워는 막강했다. 1일 한국을 방문한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서울에 머문 11시간동안 국무위원 5명,대기업 총수 3명,은행장 1명,학계인사 2명 등 내로라는 국내 인사 13명을 만나고 돌아갔다. 작년말 기준 매출 1천3백42억달러(약 1백60조원),주식시가총액 3천8백억달러(약 4백50조원)의 세계 최대 기업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오전 10시 전용 제트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멜트 회장은 낮 12시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최태원 SK 회장,황영기 우리금융 회장,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제프리 존스 전 암참 회장,어윤대 고려대 총장,현홍주 전 주미대사 등과 한국 경제 및 GE의 경영 전략을 주제로 '라운드테이블 미팅'을 가졌다. 이어 조양호 한진 회장과 이헌재 경제부총리를 차례로 만난 뒤 현대·기아차 신차발표회에 참석해 이해찬 총리,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오명 과학기술부 장관,곽결호 환경부 장관 등을 만났으며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는 별도의 만남을 가졌다. ◆GE의 전략은 '성장 우선' 이멜트 회장은 이날 박용성 회장 등과 가진 라운드테이블 회의에서 국가나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배'가 아닌 '성장'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주요 국가와 기업을 방문해 보면 모두 '어떻게 해야 더 성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며 "한국은 기업은 물론 국가 과제도 성장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멜트 회장은 "GE의 연평균 성장률을 전세계 경제성장률(3% 수준)의 두배가 넘는 7%로 끌어올려 오는 2007년 매출 2천억달러의 초대형 기업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이멜트 회장은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를 묻는 최태원 회장의 질문에 경영진과 이사회의 명확한 업무 분담 및 협력체계가 GE의 또 다른 경쟁력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GE에서는 경영진은 전략적인 의사 결정을 하는 데 집중하고 이사회는 회사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힘을 쏟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이 한국에 투자할 때" 이멜트 회장은 라운드테이블 회의 내내 "지금이 한국에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어렵더라도 특유의 자생력으로 한국경제는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경제가 좋아진 후에 투자하려 한다면 이미 늦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와 함께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강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 투자 의사를 내비쳤다. 이멜트 회장은 국내 기업들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려 주목을 끌었다. 특히 삼성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할 만한 기업 중 하나"라며 "삼성은 높은 성장력과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자원 분배 방식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헌·유창재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