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클릭 하이브리드 카'를 정부에 공급,상용화에 나서면서 친환경 차세대 차량 시장에서도 선진 업체와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차 실용화는 지난 97년 양산에 돌입한 도요타에 비하면 뒤늦은 것이지만 미국 빅3 등 메이저들과는 시차없이 상용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현대차는 정부가 공공기관의 하이브리드 카 구매를 의무화하는 2006년부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내년 말부터 베르나급으로 하이브리드 카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3천억원 투자,양산기반 구축 현대차는 유가 급등에 배기가스 규제 강화 조치가 맞물리면서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 카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개발 및 양산 일정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내년 말까지 베르나급 하이브리드 카를 개발,늦어도 2006년부터는 일반인들에게 본격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또 2007년까지 일반 가솔린 차량에 비해 연비가 1백% 이상 뛰어난 고성능 하이브리드 카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아차도 2006년 말까지 화성공장에서 리오 하이브리드 카를 양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다. 현대차는 오는 2010년까지 추가로 3천억원을 들여 미래차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한 후 연간 3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계획을 마련했다. 현대·기아차는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스포티지 연료전지 차와 싼타페 연료전지 차를 개발했고 지난 4월에는 미국 정부에 의해 미래형 자동차 시범 운영자로 선정돼 향후 5년간 미국 주요 도시에서 투싼과 스포티지 연료전지 차를 시범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치열해지는 시장선점 경쟁 미국 에너지부 등에 따르면 2010년께 하이브리드 카는 전체 자동차의 25%를 차지하는 데 이어 2030년께면 화석연료 자동차 시대가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 하이브리드 카 등록대수는 지난해 4만3천여대로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했으며 내년에는 올해의 두배 수준인 15만대 규모로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현재까지 하이브리드 카 시장의 선두 주자는 일본 업체.97년 12월 말 첫 하이브리드 양산 모델로 출시된 도요타의 '프리우스'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만 미국에서 5천대 이상 팔렸다. 혼다자동차도 시빅 모델에 이어 올해 12월께 연산 2만대 목표로 간판급 세단 어코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차세대 차량 시장은 세계 자동차 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어 각국 정부도 보조금 지원 등 파격적인 혜택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익원·이심기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