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한 변동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추석연휴 이후 지난 이틀간 증시가 당초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세를 보여줬다. 그러나 이틀간의 안정적 흐름과 달리, 다음 한 주는 수급요인과 재료가 뒤섞이며 4분기 증시의 향방을 결정지을 한 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3.4분기를 마감하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있는 데다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한 유가의 추가상승여부, 그리고 7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결정이 기다리고 있기때문이다. ◆ 거래소= 820대까지 밀린 뒤 연휴 전날 가까스로 830선을 회복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이틀간의 거래에서 다시 846.01선까지 밀고 올라와 여전히 만만찮은 힘을 과시했다. 지수를 한 때 860선까지 끌어올렸던 '수급의 힘'이 이제 지난달 15일 이후 5천억원 가까이 순매도에 나선 외국인을 대신해 같은 기간 4천억원 이상 순매수로 맞서고 있는 기관을 중심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장세에 큰 보탬이다. 특히 지난 8월 하순 이후 상승장에서 기관들이 무기력한 프로그램 매매로 장을 뒤따라가는 양상이었다면 1일 시장에서는 869억원의 프로그램 매수를 뻬고도 606억원을 순매수하며 장을 이끌어갔다. 그러나 수급 요인과 달리, 재료 측면에서 보면 내주 증시에 희망적인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추석연휴 기간 내내 오름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1일(현지시간) 마침내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50달러(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기준)까지 치솟아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또다른 충격을 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내주부터 점차 모습을 드러낼 기업들의 3.4분기 실적도 부담요인이다. 이미 인텔이 지난달 3분기 실적전망을 내린 데 이어 이어 시장의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전망치도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3조원선으로 하향 수렴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오는 7일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논의는 기대를 걸게 하는 재료다. 1일 시장에서 3년물 국채금리가 목표 콜금리인 3.5%까지 하락, 1일물과 3년물의금리가 일치하는 비정상적 상황이 발생한데다 경기도 좀처럼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콜금리 인하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는게 분석가들의 다수 의견이다. 물론, 콜금리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시장 상승세를 촉발시킨 '8월 쇼크'에 비하면 그 파급효과는 작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이번 주는 추가조정과 상승복귀를 놓고 방향성을 탐색하는 한 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국내외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등 '외풍'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혼조 등락이 예상되므로 지수등락을 이용한 단기매매보다 테마별,종목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3분기 실적호전 종목군 ▲신규설정 배당펀드 증가로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종목군 ▲턴어라운드성 외국인 매집종목군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유했다. ◆ 코스닥= 이번주 코스닥 시장은 전주 대비 0.94% 상승한 365.65P로 끝났다. 긴 추석연휴 이후 다시 휴일이 다가오면서 방향성보다는 IT 중심의 개별 기술주와 옛 대장주들이 실적 모멘텀보다는 별정통신사업부문을 계열사에 양도한 솔본처럼 작은 호재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종목별 장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다음 주 코스닥시장은 미국 증시의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면서 그 영향이 커질 전망이다. 3.4분기 IT 실적 모멘텀 둔화 우려가 시장에 선반영 됐다고는 하지만 실적 발표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가 상승 모멘텀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투어가 거래소 이전 추진 가능성을 시사한데 이어 다음까지 거래소 상장을 위한 등록 취소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키로 하면서 `공동화 현상'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이 우려된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만한 재료가 없는 상황이어서 이렇다할 목표 선정도 어렵다"며 "지수도 360∼370의 제한적인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IT 중심의 시장 성격상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거래소의 소재 및 산업재 섹터가 없다는 점도 약점이며 다음 등의 거래소 이전 추진 소식도 투자 심리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 카메라폰 부품주, 환경, 에너지 등 중장기적 매출구조 변화가 기대되고, 거래소 기업과 중복되지 않는 아이템으로 외국인들이 코스닥 디스카운트를염두에 두더라도 관심을 갖게될 종목들에 관심을 보일 것을 제안했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수 강도가 약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기관 중심의 장세가 예상된다"며 "미국의 생산.소비 지표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여 특별한 악재만 없다면 해외발 모멘텀도 기대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유가 상승세와 거래대금 증가세 등 조건들을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김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