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증시 공급 물량을 초과,주가의 추가 상승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3일 동원증권에 따르면 상장사가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자사주를 매입,소각한 규모는 2조7천억원에 달했다.


반면 증자나 공개 등 주식 발행을 통해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 규모는 2조2천억원에 그쳤다.


자사주 매입 규모가 주식 공급 물량을 22.7% 웃돈 것이다.


지난 2002,2003년 2년간은 주식 신규 공급 물량이 9조원대로 자사주 매입 물량의 3배에 육박했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자사주 매입 규모가 공급 물량을 초과하면 강세장,반대면 약세장이 나타나는 패턴을 보여왔다"며 "한국증시가 최근 고유가 및 경기 침체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S&P500지수가 400대에서 1,200대로 급등한 94년부터 99년까지 해마다 자사주 매입 소각 규모가 공급 물량을 초과했었다.


그러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91~93년과,2000년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이 높아지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하락,기업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95년 이후 ROE가 오르고,PBR는 떨어지면서 주가 상승 폭이 컸다는 것이다.


또 포스코 태평양 등 장기 상승형 종목이 증가하는 등 선진형 구조로 전환되고 있는 점도 의미를 부여했다.


저금리체제가 고착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기금의 투자 확대,적립형펀드 활성화 등이 나타날 조짐이어서 장기 상승형 종목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증시는 현재 구조적 변화의 과정에 있으며 만성적 저평가 영역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낙관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