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高)유가 기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도 경제체질 개선 등을 통해 국가 에너지 안보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삼성경제연구소가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일 '에너지 확보를 둘러싼 신(新)국제질서 전망 및 시사점'보고서에서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작년까지 배럴당 2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앞으로는 상당기간 30달러대의 고공 행진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전망의 근거로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의 정치적 불안을 꼽고,이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이 배럴당 8∼1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동의 정치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세계 석유 공급량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의 51%에서 2020년에는 68%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고유가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아울러 세계적인 저금리,달러화 약세,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투기자금이 국제 원유시장으로 유입돼 유가의 변동성이 증가했고 실제 수급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고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중국 등 거대 에너지 소비국들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새로운 에너지동맹 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에너지 확보를 둘러싼 국제질서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한국도 세계 에너지질서 변화에 대비해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천연가스 비중을 늘리는 에너지원(源) 포트폴리오 재구성,중동 의존도 개선,러시아에 대한 전략적 접근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